아프간 유엔 건물 테러로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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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아프가니스탄 남부지역 최대 도시 칸다하르에서 25일 오후(현지시간) 발생한 대규모 자살 폭탄 테러로 유엔 사무실 등 수십 채의 건물이 붕괴되고 유엔·적십자사 직원과 시민 등 최소 43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크게 다쳤다.

이날 테러는 폭탄을 가득 실은 5대의 차량과 1대의 트럭이 도시 중심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적십자사 등 국제 원조기구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덮치면서 일어났다고 뉴욕 타임스(NYT)와 AP통신 등이 전했다.

AP통신은 차량과 트럭이 한꺼번에 건물을 향해 돌진한 순간 엄청난 폭발력으로 도시 전체 건물의 창문이 흔들리고 화염이 하늘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P통신 기자는 “칸다하르 생활 8년 동안 이렇게 큰 폭발은 처음 봤다”고 전했다. NYT는 유엔 건물 인근이 주거 밀집지역이고 사고 시점이 라마단 중 저녁 연회 시간과 맞물려 민간인 피해가 컸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당국은 20일 치러진 대선 개표 중간 결과가 발표된 직후에 테러가 일어난 점을 들어 이번 테러의 배후로 탈레반 무장세력을 지목했다. 카리 유셉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그러나 “이번 테러와 탈레반은 무관하다”며 “테러를 일으킨 이는 아프간 민족과 무슬림, 이슬람의 적”이라고 밝혔다. 존 소이어스 유엔 안보리 의장은 “유엔과 민간 원조기구 공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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