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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 D-2 … 아사히 신문 여론조사 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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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민주당 대표가 26일 기자들을 만나 총선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하토야마 대표는 도쿄 투표소에서 부재자 투표를 했다. [도쿄 AP=연합뉴스]

이틀 앞으로 임박한 일본 총선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가 한층 굳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2~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480개 의석 가운데 최대 320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보도했다. 집권 자민당은 기존 의석의 3분의 1 수준인 100석 아래로 붕괴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일본에서는 30일의 총선 개표에 맞추기 위해 벽도와 산간 오지를 시작으로 전국 14곳에서 오전 7시부터 조기 선거에 돌입했다. 사실상 유권자의 투표가 시작됐기 때문에 자민당이 불리한 판세를 뒤집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54년간 지속돼 온 자민당 장기집권의 마감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민주당은 초반 우세를 유지하면서 모두 300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에서는 최대 240여 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민당 후보와 대결을 벌이는 263개 소선거구 중 183개 선거구에서 우위를 차지했고, 28개 선거구에서는 경합 우세를 기록했다. 특히 민주당은 홋카이도(北海道)·이와테(岩手)·니가타(新潟)·야마나시(山梨)·나가노(長野)·시가(滋賀)·나가사키(長野) 등 9개 도현(都縣)에서는 전 선거구를 싹쓸이하면서 ‘민주당 왕국’을 구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총선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바람으로 25개 선거구 가운데 1석 확보에 그쳤던 도쿄에서도 20석가량을 얻어 압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자민당이 확실한 우세를 보이는 소선거구는 18곳에 불과했다. 전직 총리 출신으로 지금도 영향력이 큰 모리 요시로(森喜朗)와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마저 ‘낙마’가 예상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민주당은 180명을 선출하는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절반 이상을 획득할 것으로 관측됐다. 심지어 비례대표 후보 등록자가 부족해 확보한 의석을 다른 정당으로 넘겨야 하는 기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돌풍’으로 자민당의 선거 지휘 체계는 사실상 ‘괴멸 상태’에 빠졌다. 다른 후보들의 지원유세를 해야 할 당 중진들이 제 몸 챙기기에 바빠 자민당 본부는 적막감이 나돌 정도로 텅 비어 있다.

◆표정 관리하며 조각 작업=민주당은 정권 교체가 예상되자 국정 운영의 공백을 없애기 위한 정권 인수 준비에 착수했다. 겉으로는 선거운동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이미 조각과 새로운 조직 설치, 예산 편성 등 정권 인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바로 다음 날 정권인수팀을 발족해 조각과 당료 인사를 포함한 정권 구상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수권 정당이 바뀌는 것이어서 총리가 달라지고 정권은 유지되는 자민당과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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