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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심리’ 개선에 소비·생산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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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또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력 수출상품의 판매가 늘고, 중소기업의 공장가동률도 높아지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 경제주체들이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자 실제 소비와 생산이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다음 달, 감이 좋다’=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8월 중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6으로 7월보다 5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4월의 87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이번 조사는 14~21일 전국 156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업황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제조업 BSI가 아직 기준치를 밑돌고는 있지만 8월 수치가 낮다고만 볼 수는 없다. 2003년부터 한은이 제조업 업황 BSI를 월별로 조사해 발표한 이후 기준치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역대 최고치는 2006년 3월의 91이다.


특히 9월의 경기 상황을 전망하는 BSI는 지난달 조사 때보다 13포인트나 상승한 93으로 뛰었다. 다음 달 경기 회복이 더 가시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 통계조사팀 강경아 조사역은 “제조업체들이 수출과 내수 분야 모두에서 상황이 좋아졌다고 보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주가가 오른 것이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분야별 지수도 호전됐다. 수출 지수는 90으로 전월의 83보다 7포인트 올라갔고 내수판매 지수는 88로 4포인트 상승했다. 채산성 지수도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른 90을 기록했다.

민간 경제단체가 조사한 BSI 전망치는 한은보다 더 긍정적이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조사해 발표한 9월의 BSI 지수는 117로 나타났다. BSI 전망치가 110을 넘어선 것은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던 2007년 11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564개 제조업체를 조사한 4분기 BSI 전망치는 112를 기록해 2개 분기 연속 기준치를 넘었다.

◆LCD 판매 호조=LCD TV 판매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패널 업계의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LCD 패널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27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월 165만 대에 그쳤던 TV용 LCD 패널 출하량을 지난달 368만 대로 크게 늘렸다. LG디스플레이의 출하량도 올 1월 194만 대에서 지난달 295만 대로 증가했다.

중소제조업체의 가동률도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42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중 평균 가동률은 69.2%를 기록했다. 지난달(68.2%)보다 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69.8%)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김원배·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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