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부동산정보 비싼 요금,쭉정이 정보에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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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결혼을 앞두고 주택구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서울 갈현동의 梁모 (30) 씨. PC통신에 접속, 한 부동산 잡지사가 운영하는 '부동산 종합정보' 에 들어간 梁씨는 '이 정보는 분당 2백원 입니다' 라는 문구를 보고 잠시 망설였으나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세부 항목을 찾아 들어갔다.

매물 리스트를 하나 하나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통신비용을 아끼기 위해 '조건검색' 란으로 들어갔다가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수 입력사항이라는 소재지와 아파트명을 입력했으나 세부 내용은 나오지 않고 '소재지와 평형은 필수 입력사항' 이라는 안내문만 자꾸 떴다.

'평형' 을 다시 넣어도 '해당 조건에 맞는 자료가 없습니다' 는 글귀만 나타났으며 다시 '매매가' 를 입력했으나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시세정보항목에도 들어갔으나 조사시점이 지난해 12월31일 이어서 현 시세가 정확히 얼마인지 알기 어려웠다.

梁씨는 다른 정보제공업체 (IP) 부동산란 등을 돌아다니다 보낸 시간이 1시간. 별 소득 없이 1만여원이 훌쩍 날아가 버렸다는 생각에 분통이 터졌다. 분당 4백원짜리 한 부동산 컨설팅업의 '부동산 특급개발정보' 에는 입주예정 아파트 전세사기 주의와 같은 원론적인 내용과 영등포 조선맥주공장 부지에 조합아파트 들어선다는 철지난 내용이 올라와 있다.

또 다른 부동산 잡지사가 운영하는 분당 2백원짜리 '아파트 상세안내' 도 강남구 청담동 홍실 아파트의 등록일이 96년 5월 22일자여서 현 시점에서 신뢰성을 가지기 어려웠다.

한 전문지 기자가 운영하는 분당 4백원하는 부동산 상담코너나 부동산 전문가 鄭모씨의 '아파트 사느냐 마느냐' 등에도 '정부 영세민 전세자금 지원' 과 '건영 덕소지구에 분양 등의 이미 신문에 보도된 정보나 분양단신류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빠르게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분당 2백~4백원의 높은 요금을 지불하며 찾게되는 PC통신의 부동산난이 신문기사 등 이미 나온 구문으로 채워진 경우가 주의가 요망된다.

물론 유용한 정보가 많은 부동산 정보난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인쇄매체나 무료 뉴스제공란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만 많이 들고 얻는 내용은 별로 없다는게 부동산 정보 이용자들의 불만이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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