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톱무좀 약, 바를까? 먹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남대병원 피부과 전문의 원영호 교수

손발톱무좀은 일반 무좀과 달리, 균이 약물의 침투가 어려운 케라틴 성분의 단단한 손발톱 조직에 침투하기 때문에 완치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 보니 빠른 시간 내에 균을 완전히 사멸하는 것을 치료의 최우선 목표로 삼게 된다. 다행히 최근에는 무좀균을 강력하고 안전하게 퇴치하는 항진균제가 있으며, 침투가 용이한 바르는 약이 개발되어 치료가 훨씬 수월해졌다. 기본적인 치료 요법 및 치료 성분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손발톱무좀 치료, 먹는 약으로?

손발톱에 침투한 균을, 말 그대로 ‘뿌리 채’ 뽑기 위해서는 손톱과 발톱의 각질 내에 균을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의 최소 농도가 오랫동안 유지돼야 한다. 먹는 약은 이러한 최소균억제농도를 장기간 유지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내복약을 먹을 수 없는 몇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먹는 약으로 치료 하는 것이 원칙이다. 먹을 수 없는 경우는 흡수에 문제가 있거나. 소위 약물상호작용이 있는 경우 즉,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약제를 한꺼번에 복용해 서로 복잡한 화학 작용을 일으켜 약효가 감소하거나 증가 혹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주로 사용되는 먹는 약의 성분은 테르비나핀(Terbinafine)을 포함해 3가지 정도가 있다.

테르비나핀(Terbinafine)이라는 성분은 치료할 수 있는 균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특히 손발톱무좀을 일으키는 균 중 피부사상균에 강한 약효를 발휘한다. 균 배양 검사 등을 통해 피부사상균이 원인균으로 밝혀졌을 경우, 이 성분을 사용해 치료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음식을 먹은 상태이든 공복 상태이든 흡수율이 7,80%로 높아 약효가 좋은 편이다. 혈액보다 조직에 잘 친화돼 지방, 피부, 피지, 모발 등에서 약효를 나타내므로 손발톱무좀 치료에 적격이라고 할 수 있다. 기타 질환의 치료제와 약물상호작용을 거의 일으키지 않는다고 보고돼 있어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노인분들에게 특히 좋다.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도 대표적인 손발톱무좀 치료제에 주로 쓰이는 성분 중 하나이다. 이트라코나졸은 지용성으로 무좀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테르비나핀과 같이 치료 가능한 균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흡수율은 낮아 약효를 높이기 위해 지방이 포함된 음식과 함께 먹거나 식후에 즉시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기타 질환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플루코나졸(Fluconazole) 또한 많이 사용되는 성분이다. 수용성이라, 흡수율이 90%에 달하지만, 약효의 지속시간이 짧으며 대신 부작용도 적은 편이다. 손발톱 각질에 작용하는 정도가 약해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아니면 바르는 약으로?
균에 의해 손톱과 발톱의 모양이나 색깔이 변한 부위가 협소하거나 증상이 시작되자 마자 초기에 병원을 찾은 경우에는 환자에게 대체적으로 바르는 약을 처방해 준다. 기타 질환으로 인해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렇다. 연고제 등 흔히 우리가 국소제로 부르는 약물들은 딱딱한 손발톱의 특성 상 침투율이 낮아 효과가 적으므로 주로 매니큐어 형태의 네일라카(Nail lacquer) 제형을 사용한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약으로 아모롤핀(Amorolfine) 성분의 로세릴 네일 라카(Loceryl Nail lacquer)와 시크로피록스(Ciclopirox olamine)가 있다.

병용치료 하면 효과 더 좋아
손발톱무좀은 병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자연히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치료를 방치하게 되고 병원을 찾아 오는 분들의 증상이 심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주로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함께 사용한다. 즉 병용치료는 발라서 약물이 외부에서 침투함과 동시에 먹는 약으로 약물이 내부에서 도달하게 하여, 손발톱내의 항진균제의 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손발톱무좀은 환자의 건강상태와, 병의 진행 정도, 원인균의 종류에 따라 위의 다양한 치료 방법 중 하나를 취하거나 여러 방법을 동시에 활용해 치료할 수 있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손발톱무좀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의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남대병원 피부과 전문의 원영호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