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日영화'에이지'주연 발탁 신인탤런트 이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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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영화 첫 출연에 대역 (大役) 도전' '투명한 매력' 산케이 스포츠 등 일본 신문들이 도에이 (東映) 영화사가 3월 개봉예정으로 제작중인 '에이지 (英二)' 의 여주인공을 경쟁적으로 소개하면서 덧붙인 수식어다.

그 여주인공이 한국의 CF모델이자 신인 탤런트인 이나영 (20) .잠뱅이 청바지.섹시 마일드 샴푸 광고 등으로 소개됐지만 아직은 낯선 연기자다.

"저도 실감이 안가요. 일본어를 못하는데다 연기 경험도 TV 단막극에 두어 번 출연한 게 고작이어서 기대를 안 했거든요. "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오디션에는 한국의 유명 연기자들과 홍콩.중국 등지에서 온 배우 3백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청난 국제경쟁을 뚫은 셈. "배역이 일본에 온 중국인 여성이라 언어 능력은 거의 고려하지 않았나 봅니다. 제 이미지에 후한 점수를 준 모양이에요. " 그러나 그녀의 발탁이 행운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디션 합격을 통보받은 직후 기쁨에 젖어 찾아간 젊음의 거리 하라주쿠에서 몇 차례나 관광에 방해를 받아야 했다. 연기자를 물색하려고 그곳에 나와 있던 일본 TV.CF 제작자들이 출연을 제의하며 막아선 것.

그가 처음 출연하는 연속극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27일 시작) 제작진들도 그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복만 책임 프로듀서는 "이나영은 마스크나 연기력 등 모든 면에서 자질이 보인다" 고 평했다.

하지만 아직 그녀에게선 연기자 특유의 '가식'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미팅한 얘기, 지난해 3월 압구정동에서 모델 제의를 받고 생각지도 않았던 세계에 발을 디딘 사연 등을 숨김없이 술술 풀어놓는다.

"전 꼭 출세하겠다는 생각보단 그냥 뭐든 다양하게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기왕 일본에도 진출하게 됐으니 CF같은 것도 찍어봤으면 하는 욕심이구요. " 꿈이 뭐냐고 묻자 뜻밖에도 "공인회계사" 라고 대답했다.

전공 (신구대학 경영과 2년) 도 있고, 뒤늦게 공부에 관심이 커졌다고 한다. 3~4년간 책상에 붙어 앉아있을 자신이 있느냐고 물으니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예" 라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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