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발통증 치료에 효과"-美연구팀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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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신경통이나 근육통에 민간요법으로 널리 쓰여 온 자석. 이 자석요법이 의학적으로 통증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처음 밝혀져 눈길을 모은다.

뉴욕주 발할라 소재 뉴욕의대 신경과 연구팀은 만성 발 통증에 자석이 효과가 있다고 미국 '아메리칸 저널 오브 패인 매니지먼트 (AJPM)' 최신호에 발표했다.

당뇨병과 다른 만성병으로 인한 발 통증으로 고통받는 24명의 환자를 4개월간 연구한 결과 자석이 든 패드를 발에 찬 이들의 통증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

실험은 자석이 든 패드와 자석이 들지 않은 패드를 한쪽씩 환자의 발에 채우고 한달 간격으로 양쪽을 바꿔 끼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자석이 든 패드를 찬 발의 통증이 그렇지 않은 발에 비해 훨씬 덜 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물론 자석이 부착된 패드가 어떤 것인지 환자들은 모르는 상태. 당뇨병으로 인한 발 통증 환자들은 10명 중 9명이 통증이 줄었다고 답해 특히 당뇨병으로 인해 발에 타는 듯한 만성통증과 가려움을 느끼는 환자들에게서 통증감소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 외의 만성질병으로 발에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은 9명 중 3명이 통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의 마이클 와인트라우브 박사는 "어떤 원리로 자석이 통증을 줄여주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며 "광범위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미국 스트레스연구소의 폴 로쉬 박사는 "소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연구긴 하지만 통증이 감소한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해 보인다" 며 의미 있는 연구로 평가했다.

지난해엔 미국 에모리대 찰스 엡스타인.윌리엄 맥도날드 박사가 우울증 환자들의 머리에 강력한 자석을 내면 우울증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자석에서 나오는 자장이 뇌세포의 활동을 촉진하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 역시 장기적인 후유증에 대한 연구는 돼 있지 않은 기초 단계.

따라서 전문가들은 "자석요법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며, 자석의 강도를 조심스럽게 조절하지 않고 환자들이 함부로 사용하면 신경을 마비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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