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정보 이용 러증시 투자 하버드대교수 조사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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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세계 최고의 명문 미국 하버드 대학에 망신살이 뻗쳤다. 이 대학의 경제학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 러시아 증권시장에서 개인적 이득을 취해 온 혐의에 대해 미 정부 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버드대도 15일 당국의 조사가 진행중임을 시인했다. 조사대상자는 하버드 대학의 싱크탱크인 하버드 국제개발연구소 (HIID) 의 조나단 해이 교수 (경제학) 와 안드레이 쉬레이퍼 (증권시장 전공) 교수.

HIID는 세계은행.미 국제개발처 (USAID) 와 같은 유력기관의 의뢰를 받아 경제적 변혁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 다양한 자문을 해오고 있는데, 90년대초 이 두 사람이 러시아 경제에 대한 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연방수사기관의 지적이다.

즉 해이교수와 그의 여자친구, 그리고 쉬레이퍼 교수의 부인이 90년대초 '러시아 프로젝트' 와중에서 얻은 내부정보를 이용, 조사의뢰인인 미국 정부의 돈을 유용해 러시아 채권을 사들였고 결과적으로 개인 치부를 했다는 것이 혐의내용이다.

두 교수는 그러나 "결코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 며 혐의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내부자거래는 러시아에서는 불법이 아니지만 연방정부의 돈을 개인적 치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미 국내법상 불법이며 HIID도 종사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자문을 하는 나라의 주식.채권을 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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