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나들목]뉴욕 Y2K로 교통위반자 희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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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밀레니엄 버그 때문에 당분간 뉴욕시에서 마음놓고 불법주차를 하고 과속으로 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벌금고지서 자동발부기를 들고다니던 뉴욕시 주차단속요원들은 최근 2000년 1월이 납부기한인 고지서를 발부하기 위해 두자리로만 표시하는 연도란에 00년을 쳐넣자 기계가 작동을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00년을 2000년이 아닌 1900년으로 잘못 인식하면서 시스템이 작동불능상태에 빠진 것이다.

최근 뉴욕주 보헤미아에 있는 ESP사는 경찰에 납품한 자동 과속단속기기가 전혀 실적을 못내고 있음을 이상하게 여겨 원인을 조사한 결과 납부기한이 2000년 이후인 스티커를 전혀 발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도란이 두자리로만 돼 있어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고 밀레니엄 버그가 작동한 것이다.

이 기계는 과속차량 발견과 사진촬영, 상황기록과 고지서 납부를 일괄적으로 처리하는데 발부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다른 기능도 작동이 중단됐다.

따라서 그동안 이 회사가 납품한 자동단속기 앞을 과속으로 지나친 자동차는 벌금을 완전히 면제받게 됐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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