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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길 걸으며 분단 현실 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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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금강산 청소년평화캠프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금강산해수욕장을 향해 온정각을 출발하고 있다. 금강산=문병주 기자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지난 8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입구.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에 맞춰 수백개의 촛불이 켜졌다. '금강산 청소년평화캠프'에 참가한 아시아지역 청소년들의 평화통일 기원을 담은 불꽃이었다. 이번 캠프에는 아시아 각국 청소년 8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개조로 나눠 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 행사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세계잼버리장에서 열린 제24회 아시아.태평양잼버리의 일환이었다. 아시아 지역 스카우트 소속 청소년들이 야영과 교류활동을 하면서 협동심 등을 기르는 아.태 잼버리는 5~10일 아시아 35개국 1만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나눔과 어울림'을 주제로 열렸다.

평화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첫날 촛불행사를 한 데 이어, 이튿날 온정각을 출발해 금강산해수욕장까지 7㎞ 구간에서 '통일염원 걷기대회'를 했다. 남북분단 뒤 처음으로 청소년들이 대규모로 북녘 땅을 걸었다.

야영장을 출발한 800여명의 청소년은 길 양쪽에 끝없이 펼쳐진 철조망과 작열하는 태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진을 계속해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2시간여 만에 금강산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북한 청소년의 캠프 참여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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