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공주 새 수도 확정] 현지 주민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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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수도 이전 지역이 확정 발표되자 충남 공주시청 직원과 시민들이 입지 확정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사진左). 한편 연기군 남면 도로변에는 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송봉근 기자 11일 새 수도 후보지로 확정된 충남 연기군의 반응은 절반으로 갈렸다. 남.금남.동면 등 편입 예정지는 반대 목소리가 높았고 예정지에서 제외된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원읍.서면 등은 '잔칫집' 분위기였다. 또 일부만 편입되는 공주시와 12일부터 건축 규제가 풀리는 이른바 '들러리'지역도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반대 많은 후보지=연기군 남면 이장단 2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삶의 터전을 잃게 하는 수도 이전에 결사 반대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조만간 지역 사회단체 대표 등 100여명으로 '수도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 본격 반대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연기리 박노식 이장은 "예상은 했지만 막상 최종 후보지로 확정되니 고향을 등져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울상을 지었다. 양화리 임백수 이장은 "정부가 하는 일에 무조건 반대만 할 수 없지만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수도 이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월산 아래 부안 임(林)씨 집성촌인 양화리 입구에서는 '조상의 유산 파헤치는 행정수도가 웬말' 등의 구호가 적힌 반대 현수막 3~4개가 눈에 띄었다.

◇'환영 일색' 인근 지역=후보지에 포함되지 않은 연기군 조치원읍과 서면은 축제 분위기였다. 서면지역 주민자치위원회.단위농협.이장단협의회 등 명의로 10여개의 환영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주민들 사이에 찬.반 여론이 엇갈린 가운데 이기봉 연기군수의 반응도 조심스러웠다. "수도 후보지 확정은 환영하나 편입지 주민들의 상실감 때문에 대대적인 환영 행사는 열 수 없다"고 말했다.

장기면만 후보지에 포함된 공주시는 대체로 환영 일변도였다. 시는 12일부터 9월 말까지를 '경축 기간'으로 정했다. 12일 오전 9시30분부터 시청 광장에서 농악 연주로 분위기를 띄우고 다음달 3일과 17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과 공주박물관에서 충남교향악단의 축하 음악회도 연다.

◇헌법소원 재판 빨라질 듯=지난달 12일 제기한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과 관련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재판 절차도 빨라질 전망이다. 전종익 헌법재판소 공보담당연구관은 "19일 열리는 재판관 전체회의(평의)에서 이번 헌법소원 사건의 재판 절차가 논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헌재는 이에 따라 이번 주까지 이번 사건의 이해 관계인인 청와대.국회.법무부.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서울시 등에서 의견서를 받을 예정이다. 청구인 측도 다음주 중 추가 의견서를 내기로 했다.

조한필.안남영.김방현.하재식 기자 <chopi@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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