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철광석 밀폐형 처리 시스템 첫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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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자기부상열차용 레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에 연산 800만t 규모의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2010년 11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올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투자규모는 더 늘려 완공 예정을 2개월 정도 앞당겼다. 당진 공장 건설에 현대제철은 획기적인 신기술을 도입했다. 전세계 일관 제철소 중 처음으로 밀폐형 원료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 일관 제철소는 철강 제품의 핵심 원료인 철광석과 석탄을 공장 인근에 대량으로 쌓아둬야 했다. 문제는 이들 재료가 바람에 날리는 바람에 인근 지역에 환경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기존 제철소는 원재료를 쌓아둔 야적장에 물을 뿌리거나 그물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처해 왔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현대제철은 철광석·석탄 등 모든 연료를 밀폐형 저장 시설에 보관하고 밀폐형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생산 공장까지 직접 옮기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 고로 1호기용으로 원형 저장고 3기와 선형 저장고 4기를 건설하고 있다. 원형저장고의 돔형 지붕은 지름 130m, 높이 60m로 야구장에 버금가는 크기다. 이 밀폐형 저장 시설에는 철광석 190만t, 석탄 80만t, 기타 원료 25만t 등을 보관할 수 있다. 공장을 45일간 돌릴 수 있는 분량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미 밀폐형 원료 처리 시스템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쳤다”며 “완공 전부터 전세계 일관 제철소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다양한 첨단 기술과 관련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2001년부터 산업별로 지정하고 있는 ‘세계 일류상품’에 이 회사 제품이 무려 6개 품목이나 선정됐다. 국내 철강업체 가운데 가장 많다. 세계 일류상품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 세계시장 점유율이 5위 이내이면서, 점유율 10% 이상인 상품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현대제철의 세계 일류상품은 H형강, 열간압연용 원심주조 공구강롤(HSS Roll), 선미 주강품 등이다.

현대제철이 자랑하는 또 다른 첨단기술 상품은 자기부상열차용 레일이다. 현대제철은 국토해양부 등이 개발 중인 시속 110㎞급 무인자동운전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사업에 레일 개발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올 6월에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150t 규모의 초대형 잉곳(ingot)을 자체 기술로 개발하기도 했다. 초대형 잉곳은 각종 불순물을 최저로 줄인 고정밀 합금강으로, 각종 선박용 부품이나 석유화학 반응로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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