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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만 11개…대한민국 최고 블루칩 ‘삼성전자의 저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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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일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 CEO메시지에서 “하반기에는 새로운 제품을 경쟁사보다 1세대 앞서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과 공정의 리더십을 지속 견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휴대전화·TV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최지성 사장(DMC부문장)도 “하반기에도 힘든 경영여건과 경쟁사의 분발이 예상되지만 사업별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여 절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가 틈날 때마다 ‘기술 개발’과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만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길이고, 정상을 지킬 수 있는 최상의 방어막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한 덕에 거의 전 부문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17년간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D램을 비롯해 메모리·S램·플래시 등 8개 제품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휴대전화 부문은 2007년 세계 2위에 오른 뒤 해마다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휴대전화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1170만 대를 출하해 24.7%의 시장점유율로 4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했다. TV는 2006년 세계 1위에 오른 뒤 해마다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특히 LED TV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10대 중 9대가 삼성전자 제품일 정도로 사실상 시장을 장악했다. LCD도 2002년 이후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 다.

◆반도체=삼성전자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산업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 나갔다. 특히 4라인 이후 13라인까지 매년 신규 라인을 건설하는 과감한 투자로 삼성전자의 도약을 이끌었다.

인재를 확보해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반도체 부문은 석·박사급 연구인력만 4000여 명에 달하며 전체 연구인력은 1만 명을 넘어선다.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를 동반 육성해 종합반도체 회사로 도약한 것도 삼성전자의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이런 노력 덕에 삼성전자는 무선 관련 반도체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됐다. D램·낸드 플래시 등 주요 반도체 제품에 최첨단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적용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무선 관련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주력으로 판매해 경쟁사와 생산성·수익성 격차를 1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올 2분기 세계 메모리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휴대전화=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2% 증가한 반면 노키아(-15.4%), 모토로라(-47%), 소니에릭슨(-43.4%) 등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9.4%로 전년 동기(15.2%) 대비 4.2%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노키아(40.4%→38.3%), 모토로라(9.2%→5.5%), 소니에릭슨(8.1%→5.1%) 등은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부문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휴대전화 기술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초경량·초슬림 경쟁으로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98년 3월 CDMA 방식으로는 세계 최초로 무게 100g대의 벽을 깬 제품(SPH-4100)과 77g 무게의 CDMA 방식 휴대전화(SPH-6310) 개발에 성공하더니 2001년 6월에는 휴대전화 두께 1㎝의 벽을 무너뜨렸다. 또 2007년에는 휴대전화 두께의 한계로 알려진 6㎜ 벽을 깨뜨리고, 5.9㎜에 불과한 ‘울트라에디션5.9’를 선보였다. 고화소 제품도 잇따라 선보였다. 2004년 광학 3배줌 3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출시한 데 이어 2006년에는 1000만 화소의 카메라폰을 출시해 카메라폰 분야의 세계 최고 업체로 위상을 확고히 했다.

◆TV=삼성전자는 2006년 TV사업을 시작한 지 34년 만에 세계 1위에 오른 뒤 매년 2위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2006년 세계 시장점유율이 10.6%였으나 올 1분기에는 17.2%로 훌쩍 뛰어올랐다.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수량기준) 94.8%를 차지해 지난해 상반기 77.2%보다 17.6%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TV시장에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은 ‘탁월한 화질’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TV 화질을 좌우하는 ‘패널’과 ‘화질엔진’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LED TV 8000’시리즈는 기존 시리즈에 구현된 생생한 컬러 등 빛의 화질은 물론 1초당 240장의 영상을 구현하는 240Hz 기술을 적용해 잔상이 거의 없고 화질이 선명하다. 방송국에서 보내는 초당 60장의 원본 영상에 자체 엔진이 움직임을 정교하게 예측한 영상 180장을 삽입해 끌림 없고 선명한 영상을 구현한다. 이 때문에 움직임이 많은 스포츠 경기나 빠른 자막 방송도 육안으로 보는 것처럼 즐길 수 있다.

◆LCD=삼성전자는 올 2분기 세계 LCD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7.8%로 1위다. 2002년 이후 8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 덕이다. 삼성전자는 91년 LCD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LCD 관련 기술은 일본 업체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었다. 일본 업체는 반도체 산업에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LCD 기술을 철저히 보호했다.

삼성전자는 낮은 수율, 높은 원가 등으로 수년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95년부터 본격적으로 LCD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95년 당시 어려운 경제 환경으로 일본 업체는 감량경영에 들어갔지만 삼성전자는 과감하게 차세대 라인에 투자했고 이 투자 덕에 일본 업체를 앞지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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