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주목! 이선수]중학생 돌풍 박혜원·주민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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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지난해 9월 한국쇼트트랙계에는 일대 지각변동이 일었다. 국가대표선발전 여자부에서 박혜원 (15.목일중) 과 주민진 (15.보성여중) 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중학생 돌풍' 을 일으킨 것이다.

당시 여자쇼트트랙의 간판 전이경 (연세대) 이 은퇴하고 원혜경 (고려대).김윤미 (정신여고)가 부상으로 불참했지만 나가노올림픽 3천m계주 금메달의 주인공 안상미 (계명대) 와 최민경 (세화여고) 이 건재하고 있어 박과 주의 상위랭킹 입상은 의외였다.

세계무대에서 입상하는 것 보다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더 힘든 쇼트트랙에서 1, 2위를 차지한 박혜원과 주민진의 실력은 월드컵대회에서도 그대로 입증됐다.

박혜원은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수트미어에서 열렸던 월드컵 쇼트트랙 3차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인 불가리아의 나다노바를 제치고 1천5백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 주민진은 3천m에서 1위, 5백m와 1천m에서는 각각 3위에 랭크돼 종합 2위에 올랐으며, 헝가리에서 열렸던 4차대회에서도 3천m 2위, 1천m 3위로 종합 4위를 마크했다.

홍대부속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얼음판에 섰던 박혜원은 중1때부터 쇼트트랙으로 전환했으며 지구력이 뛰어나 장거리에 능하다.

반면 주민진은 리라초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쇼트트랙 선수로 나서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는 30일 개막될 예정인 강원겨울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렸던 이들은 세계빙상연맹 (ISU) 이 98~99시즌부터 국제대회에는 만 16세이상 출전 가능토록 규정을 바꿔 빙상팬들에게 '깜짝쇼' 를 펼칠 기회는 놓쳤다.

그러나 박혜원과 주민진의 기량은 이미 세계 정상권에 진입하고 있어 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에서는 한국의 메달레이스를 이끌 것이 확실하다.

"전이경 언니처럼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 고 다짐하고 있는 이들은 오는 3월 나란히 세화여고에 진학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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