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기준 엄격한 한예종 입시

중앙일보

입력

“한예종은 선발학생 정원에 구애받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인재가 없다면 정원에 미달된다 해도 더 이상 선발하지 않는다.”

김준행 입학관리팀장의 말이다. 25일까지 특별전형으로 88명을 선발할 예정이지만 실력이 떨어진다면 단 1명도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 전형도 마찬가지. 현재 특별전형에 접수된 476명을 대상으로 사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서 미달된 정원은 그대로 일반전형(558명 정원)에 추가된다. 한예종은 수능시험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자체 시험(실기, 필기, 구술 등)으로만 학생을 선발한다. 학교생활기록부도 교과성적만 반영하고 비교과는 반영하지 않는다.

한예종은 음악·영상·연극·무용·미술·전통예술원의 6개 원과 협동과정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12개 과 (표 참고)에서 예술계 대학 중 특이하게 자체 필기시험을 통해 1차 합격자(정원의 2~3배수)를 뽑는다. 이른바 창의적 사고능력 평가시험이 그것. 이 시험은 수험자의 논리적 사고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시험한다. 5지선다형 객관식 문제와 단답형 주관식 문제로 이뤄져 있으며 매년 독특한 형식의 문제가 출제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체호프의 희곡 내용을 지문으로 제시한 후 이 지문의 정서와 가장 가까운 그림을 고르라는 문제를 내 학생들을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영어 시험도 수험생들에게 부담스러운 부분. 매년 한국외대 평가원에 의뢰해 출제하는 영어 시험은 대입 수능시험과 비슷한 난이도지만 예술관련 지문이 출제돼 어휘면에서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진다고. 김 팀장은 “1차 시험은 어디까지나 2차 시험을 위한 자격시험 형태여서 1차 시험 점수는 최종 선발과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만민(영화과 2년)씨는 “1차 시험보다 2차 논술·면접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평소에 내신 성적을 중·상위권 정도 유지한 학생이라면 1차 시험을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는 것. 논술시험은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도움이 된다.

다른 대학 수시 및 정시 합격자도 지원할 수 있으며 한예종 지원자도 다른 대학에 중복지원할 수 있다. 다만 8월에 치러지는 특별전형에 합격했다면 합격시점 이후에 치러지는 한예종 내 다른 원의 일반전형에는 지원할 수 없다.

<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