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컷]한바탕 집안잔치 방송사 연기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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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연말이면 마련되는 방송3사의 연기대상. 매년 치르는 행사지만 이번에는 새삼 느낌이 달랐다. 대통령 등 정치권의 방송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고, 방송3사 고위 인사들이 시청률 경쟁을 자제하겠다고 선언한 직후에 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이번에도 방송3사의 연기대상은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에게 돌아갔다. KBS '야망의 전설' 의 최수종, MBC '보고 또 보고' 의 김지수, SBS '미스터 큐' 의 김희선 등이다.

시청률 높은 드라마에 대한 방송사의 대접은 우수연기상.신인상 등에도 마찬가지였다. 자사 드라마에 출연한 인기 탤런트들에게 골고루 상을 나눠주며 다음해를 기약하는 모습으로까지 비쳤다.

그 때문인지 PC통신에 연기대상에 대한 시청자의 불만이 이번에 특히 많이 쏟아졌다. "집안 잔치를 왜 중계하는가". 물론 한해를 정리하며 자사 드라마에 출연했던 연기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하는 방송사의 마음도 이해는 할 만하다.

그러나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해 각종 오락프로마다 주요 연기자들을 동원해 온 방송사들의 행태를 돌이켜보면 연기대상 또한 그 연장선이자 결정판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방송3사 연기대상의 틀을 혁신하든가, 아니면 내부행사로 바꾸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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