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디트로이트 모터쇼]모습은 복고풍…성능은 최첨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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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 정면에서 보면 동그란 전조등, 둥글둥글한 옆 모습. 3일 오후 (미국 현지시간) 다임러 - 크라이슬러가 세계 각국에서 온 5백여명의 언론인을 컨셉타 설명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막이 올랐다.

뒤이은 포드.제너럴모터스 (GM) 의 설명회에서 드러난 공통점은 앞으로의 추세가 '복고풍 디자인과 최첨단 성능의 만남' 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외양은 40~50년대 제품을 연상시키는 복고풍이면서도 내부 기능이나 성능.안정성.편의성 등에는 최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함께 갖추고 있는 것.

다임러 - 크라이슬러는 로버트 이튼 회장이 직접 나와 화려한 무대장치와 대형 스크린을 배경으로 5종의 컨셉트카를 첫 공개했다. 이중 복고풍 모델은 웨건형인 '프론토 크루저' 와 닷지의 픽업트럭 '파워 웨건'.

프론토 크루저는 전면의 방패 모양을 한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총알 모습을 띈 후미등 등이 4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차를 연상케 했다.

파워 웨건도 40년대 트럭과 같이 엔진룸 부분이 앞으로 좁아지면서 전조등이 옆으로 튀어나온 앞바퀴 커버 위에 위치해 있다.

이튼 회장은 "프론토 크루저의 양산형 모델을 2천4백㏄급인 'PT크루저' 란 이름으로 2000년부터 생산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한 차종만을 선보이면서 3천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초대형 행사장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50~60년대 스포츠카로 생산해 인기를 끌었던 '썬더버드 (천둥새)' 의 외형을 기본 모델로 삼은 컨셉카 새 '썬더버드' 가 그것. 전조등.후미등.안개등이 모두 동그란 모습이고, 전면에서 보면 길죽한 타원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올드카의 면모를 보여 준다. 특히 갈매기가 날개를 편 형상인 과거 문양을 그대로 사용했다.

잭 내서 포드 사장은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적인 차가 포드에게는 중요한 자산" 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복고풍 차를 계속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보크' '아즈텍' 등 5종의 컨셉트카를 공개한 GM도 잭 스미스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이 직접 참석해 화려한 이벤트를 연출했다.

GM의 개발 책임자는 시보레 부문이 21세기형 스포츠 웨건으로 내놓은 '노매드 (방랑자)' 가 50년대 '모터라마' 의 디자인을 토대로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디트로이트 =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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