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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게 주문을 걸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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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미국 디자인회사 루미안 디자인팀이 선보인 ‘별자리 시계’. 아이폰과 아이팟에 내려받아 설치하는 프로그램이다. [루미안 디자인팀 제공]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신제품을 분석해 보면 앞으로 유행할 트렌드가 보인다. 마케팅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이 내년 시장을 관통할 마케팅 키워드는 ‘주술’ ‘스마트’ ‘전통적 가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터패션플래닝은 1989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패션 트렌드 연구기관. 해외 유명 백화점인 JC페니와 타깃, 니만 마르커스와 지오지아·올젠·자라(ZARA) 등 국내외 250개 기업 및 브랜드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①주문을 외워라=불황의 여파로 긍정적인 자기 최면의 효과를 주는 주술·신비주의 마케팅이 유행할 전망. 이미 SK텔레콤의 광고 ‘비비디바비디부 생각대로 T’같이 주문을 외우는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미스틱 텔러’다. 게임기 브랜드 닌텐도 위(wii)에서는 리모컨을 마법 지팡이처럼 휘두르는 ‘해리포터 게임’을 내놨다. 미국 아이폰 디자인에 참여했던 루미안 디자인팀은 아이폰과 아이팟에 내려받을 수 있는 별자리 시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미국 통신업체 메트로PCD와 8월 출시한 한정판 ‘타투’ 휴대전화는 문신 예술가 마크 마차도가 디자인한 휴대전화로 부적을 내려받을 수 있다.

독일 롤라이의 ‘롤라이플렉스 미니 디지털 카메라’(上)는 아날로그 감성을 살렸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지’가 내놓은 샴푸통과 라디오를 결합시킨 ‘배스 라디오’(下).

②‘스마트족’을 공략하라=첨단 기술을 이용해 쉽고 편하게 사는 스마트족을 공략하는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인터패션플래닝은 이들에게 ‘하이퍼 커넥터’란 이름을 붙였다. 네트워크와 첨단 기술의 결합을 통해 실용적인 삶을 추구하는 소비층이다. 이들은 샤워를 하면서도 즐거운 음악을 듣길 원한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지’가 내놓은 샴푸통과 라디오의 결합 상품이 이들을 공략한 대표적 상품. 샴푸 뚜껑 위엔 라디오의 볼륨 조절 장치가, 바닥에는 채널 조절 장치가 붙어 있다. 터치 스크린의 리더기로 원하는 날짜의 신문 기사와 동영상을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움직이는 신문’도 영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③전통적 가치를 담아라=이른바 ‘클라시쿠스 주니어’가 주목받을 전망. 클라시쿠스 주니어란 명예와 격식,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사상을 가진 젊은 소비자 그룹이다. 전통을 뜻하는 클라시쿠스에 ‘젊다’는 의미로 주니어를 붙였다. 영국의 출판사 데브렛은 ‘남성들을 위한 매너’ 책을 내놨고, 10대들에게 상류사회의 예절을 가르치는 학원도 인기다. 올림푸스의 ‘펜 E-P1’은 수동 필름 카메라처럼 다양한 렌즈를 달 수 있고, 초점을 손으로 맞춰 촬영하는 수동 촬영 기능도 지원한다. ‘롤라이플렉스 미니 디지털카메라’도 디지털이면서 디자인엔 고전적인 아날로그 느낌을 살렸다.

④‘플라시보(가짜약)’ 효과를 노려라=가짜약을 먹어도 효과가 나는 현상을 플라시보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가짜인 줄 알면서도 제품을 애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탈의 재미를 느끼고,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미셸 오바마가 애용해 유명해진 아일랜드 출신 액세서리 디자이너 탐 빈스는 진품 고급 보석세트를 종이에 컬러 프린팅해 오린 가짜 보석 시리즈를 내놨다. 종이지만 가격대는 100~200달러로 만만치 않다. 네덜란드 ‘블로필드’에서 디자인한 고무 소파는 겉모양은 완전히 클래식 가죽 소파. 실제로는 전기 펌프로 공기를 넣으면 뚝딱 설치되는 풍선형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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