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서 흰 잎 대나무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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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 신전면 용화리 용정 마을에서 잎이 하얀 대나무가 발견돼 식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마을 입구 100여평에서 자라고 있는 수 천 그루의 대나무 중 길이 6m, 몸통 두께 7㎝ 정도인 한 그루가 잎이 하얀 베이지색을 띤채 자라고 있다. 몸통과 줄기는 파란색이다. 지난 3월 말 죽순이 난 후 잎이 피면서부터 하얀색을 띠었다.

주민 이성주(73)씨는 "죽순이 자라 잎이 나올 때부터 하얀색이었다"며 "대밭이 조성된 지가 4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마을에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길조"라며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교수 등 임업 전문가들은 병충해나 차량 매연 등 환경오염에 의해 병에 걸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남대 이정석(산림자원학부) 명예교수는 "내년에도 흰 대나무가 나올 경우 돌연변이로 봐야 되지만 현재 상태로는 엽록소 결핍 등 일종의 환종(患種.병든 품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남 담양군 소재 한국대나무자원연구소 류상민 전문위원도 "잎이 하얀 대나무는 학계에 보고 된 적이 없다"며 "대나무가 병들어 죽을 때 잎이 누렇게 탈색되는 현상일 수도 있으나 조금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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