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선정 인터넷10대사건]드러지 리포트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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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98년은 인터넷이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명실상부하게 인터넷시대를 구가한 한해였다.

무명 (無名) 의 한 인터넷 사이트가 폭로한 섹스스캔들로 미국의 대통령이 탄핵위기에까지 몰리는가 하면 인터넷 온라인 상거래가 폭주, 당당히 하나의 시장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영국의 BBC방송은 30일 '인터넷 10대 사건' 을 발표, 특종전문 인터넷 뉴스사이트 드러지 리포트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섹스스캔들 폭로를 1위로 꼽았다.

드러지 리포트는 지난 1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컴퓨터에 몰래 침입, 뉴스위크가 대통령의 섹스스캔들 파문을 몰고올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 친구 린다 트립의 전화통화 내용에 대한 보도를 미루기로 한 사실을 폭로했다.

두줄짜리에 불과한 드러지 리포트의 짤막한 특종은 미국과 전세계 언론을 뒤흔들어 놓았다.

2위는 컴퓨터 업계의 선두주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독점 재판. 반 (反) 독점법 위반 여부를 놓고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이 재판은 결과에 따라 인터넷 검색기인 브라우저를 포함, 소프트웨어 구매와 사용 등이 영향을 받아 컴퓨터 시장의 향후 판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요 뉴스로 꼽혔다.

3위에는 '소프트웨어의 무료공개' 가 선정됐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시장 세계독점에 대항해 나온 무료공개 컴퓨터 운영시스템인 '리눅스' 가 세계 곳곳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급됐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대항해 넷스케이프사가 자사 브라우저 '넷스케이프' 를 무료로 배포했다.

정보통신업계의 합병도 4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컴퓨터통신업체 아메리카 온라인은 지난 11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라이벌인 넷스케이프사를 인수하고, 호환성이 강한 컴퓨터 언어인 자바언어를 개발한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의 제휴를 선언, 컴퓨터통신업계의 또다른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5위를 차지한 '온라인 판매' 는 경제분야에서 인터넷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대학과 연구소 등의 주컴퓨터에 침입하던 '범법자' 해커와 인터넷광들의 당당한 사회참여도 6위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 5월 중국정부 홈페이지에 침입, 선전내용을 없애고 중국의 인권탄압사례를 올려 중국 정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밖에 지난 6월부터 산모의 출산장면과 한 청소년 커플의 성행위 장면 등이 전세계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사건은 8위로 꼽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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