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책을 쥔 아이들 가슴에 꿈이 피어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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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책 나누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랑의 친구들’ 관계자들이 아이들이 보내온 감사편지와 독후감을 소개하고 있다. 장문기 기자

"보내 주신 책을 많이 읽고 훌륭한 사람이 될래요."(인천보육원 H양)

"푹푹 찌는 더위에도 아이들과 독서 삼매경에 빠졌어요."(전남 여수 열린공부방 이인애 교사)

저소득층 아이들이 책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We Start'(위 스타트) 운동본부가 지난 6월 말부터 펼쳐온 '사랑의 책 나누기' 1차 사업이 마무리됐다. 운동본부는 이달 초까지 지역아동센터(공부방) 등 전국 438개 아동 시설에 3만여권의 책을 전달했다. 운동본부는 다음달 2차 지원 대상을 선정한 뒤 10월부터 4만여권을 추가로 나눠줄 예정이다.

책 나누기 사업을 함께 벌인 운동본부와 사회단체 '사랑의 친구들'에는 마음껏 책 읽을 기회를 갖지 못했던 아이들의 감사 편지와 독후감이 쇄도했다. 경기도 평택시의 공부방에 다니는 C양(초등 5년)은 "만화일기를 읽고 나니 가장 싫었던 일기 쓰기 시간이 즐거워졌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가정용 진공청소기는 1908년 미국에서 발명됐다는 걸 알게 됐다"(경기도 성남시 L양)는 등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자랑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공부방 선생님들에게는 특히 큰 힘이 됐다. 대구 사랑나누기 공부방 이은희 대표는 "3년 동안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처음으로 받은 선물이 책이어서 더욱 뿌듯하다"며 "낯 모르는 분들에게서 받은 고마움을 아이들에게 몇 배로 되돌려 주겠다"는 소감을 보내왔다.

충남 천안시 납안 푸른꿈 방과후 교실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도 기피하는 산골에서 혼자 20명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책을 받으니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책 나누기 사업에는 베틀북.천재교육.시공주니어.비룡소.예림당 등이 5000~1만권을 기증하는 등 모두 38개 출판사가 참여하고 있다. 책 분류와 포장은 자원봉사자들이, 배달은 한진택배가 무료로 맡았다. 서울 서초구 주니어센터는 책 보관 장소를 제공했다.

◇사랑의 책 받으려면=위 스타트 협력단체인 '사랑의 친구들' 홈페이지(www.friends.or.kr)를 통해 다음달까지 신청하면 된다. 공부방과 어린이 쉼터.아동임시보호소.보육원 등 전국의 아동 양육.보호시설이 대상이다.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하고 등록해야 한다. 02-777-5075~6.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장문기 기자 <cha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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