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증,고혈압·과음·흡연자 가능성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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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남성 흡연율 세계1위.집단 과음 행위 등으로 우리 나라 남성들은 젊은 나이에도 동맥경화로 인한 뇌졸중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병원 신경과 김종성 (金宗星) 교수가 서울중앙병원을 찾은 뇌경색 환자 1천5백34명을 분석한 결과 뇌졸중 발생 평균 연령은 62.1세. 그러나 45세 이하 뇌졸중환자가 9.7% (1백49명) 나 돼 외국 (8%미만)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남성이 여성보다 3배나 많았으며 특히 35~45세에선 흡연.과음 등으로 인한 동맥경화가 주범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노인병으로 알려진 뇌졸중은 만45세 이전에 발병할 경우 '젊은이 뇌졸중' 으로 분류한다. 노인층의 뇌졸중 원인은 동맥경화. 대부분 고혈압.당뇨.흡연 등 위험 인자가 있다. 이런 환자가 과음을 하거나 갑자기 찬 공기 노출된다든지 심한 스트레스나 흥분.탈수상태에선 발생률이 급증한다.

반면 '젊은이 뇌졸중' 의 주된 원인은 류마치스성 심장병.혈관기형.코카인중독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흡연에 관대하고 집단 과음을 하는 생활습관에다 고혈압 관리가 소홀해 혈관이 빨리, 많이 노화해 이미 35세부터 동맥경화로 인한 노인형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는 것.

동맥경화 외에 우리 나라에 많은 젊은이 뇌졸중의 하나는 목뼈 손상으로 인한 혈관손상. 목 주위가 아플 때 무리한 물리치료로 인한 경우가 흔하다. 어깨를 고정하고 '우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머리를 옆으로 세게 돌리는 치료를 받았던 C (41.남) 씨는 다음날 세상이 빙빙 돌며 구토.쉰 소리.좌측 감각마비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

김교수는 "무리한 외압으로 목 주위 혈관이 찢어지면서 뇌졸중이 생겼다" 고 설명했다. 안마소에서 목을 세게 주무르거나 골프를 칠 때 갑자기 목을 휙 돌리다가도 이런 뇌졸중이 발생하기도 한다. 동정맥기형.지주막하출혈.모야모야병 등 혈관기형으로 갑자기 뇌출혈이 발생해 생긴 뇌졸중은 가장 심각한 것. 즉시 수술 등의 조처가 필요하다.

젊은이 뇌졸중은 원인이 다양하므로 조기정밀검사로 원인을 밝힌 다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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