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정의선 부회장 승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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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정의선(40) 사장이 21일 현대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ㆍ기아차가 금융위기 속에서도 올 상반기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톱5에 오르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가운데 후계구도를 명확하게 하겠다는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의 의중으로 풀이된다. 정 신임 부회장은 현대ㆍ기아차의 수출을 전담하면서 수출 300만 대를 위해 해외 생산과 영업을 직접 챙길 계획이다.
이번 인사로 현대차그룹 경영진의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의 아들로 2005년 기아차 사장을 맡은 정의선 신임 부회장은 환율 불안 등으로 적자 늪에 빠진 회사를 디자인 중시 경영을 앞세워 지난해 상반기 흑자로 전환시켰다. 또 슬로바키아 공장 등 해외 생산ㆍ판매 거점을 다짐으로써 올 상반기 기아차 판매를 4.4% 늘렸다.

그는 기아차 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디자인 경영’을 주문했다. 현대차와 같은 엔진과 차체를 쓰는 기아차가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하지 않고는 판매력과 생산성에서 뒤져 흑자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현대ㆍ기아 통합 디자인연구소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기아차 디자인 담당자들은 ‘현대차에겐 이길 수 없다’는 패배의식도 문제였다.

2006년 9월 결단을 내렸다. 아우디ㆍ폴크스바겐 수석 디자이너로 유럽에서 손꼽힌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재경본부에선 부대 비용을 포함해 연봉 10억원이 넘는 거액의 스카우트를 반대했지만 정 사장은 ‘디자인 경영을 하려면 그가 필요하다’며 밀어붙였다. 그리고 디자인 조직을 현대차에서 분리해 승승장구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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