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세계적 카레이싱대회 F1에 타이어 공급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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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세계 최고 자동차경주(카레이싱) 대회인 F1(포뮬러)에 도전장을 냈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대회로 꼽히는 F1에 타이어를 제공할 경우 명실공히 세계 최고 타이어 메이커로서 부상하는 의미가 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 사장은 8일 네덜란드 휴양도시 잔부르트에서 열린 카 레이스 'F3 말보로 마스터스' 결승전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타이어의 품질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기 때문에 F1진출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2년 일본의 브리지스톤을 제치고 말보로 마스터스 F3대회 공식 타이어(Official Tire)로 지정됐다.출전 레이싱카 전부에 금호타이어를 장착한다.2006년까지 5년간 전용타이어를 독점 유상공급한다.

F3 경기는 월드컵 축구,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의 하나로 꼽히는 F1 그랑프리의 등용문이다. F3는 세계 142개국 연인원 420억명의 인구가 시청한다. 그 중 말보로 마스터스 대회는 F3 유로시리즈, 마카오, 창원 F3 등 세계 4대 F3 대회 중 최고 규모와 권위를 자랑한다. 전세계 일류 자동차, 정유, 타이어, 윤활유, 담배업체들이 이 모터스포츠 경주장으로 몰려든다.전세계 TV 중계 등을 통해 로고와 브랜드 노출 등 짭짤한 광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사장의 포부를 들어봤다.

-F3 말보로 마스터스 등 모터스포츠에 참가한 이유는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의 방식은 다양하다. 금호타이어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모터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다.이를 통한 효과는 첫째, 금호타이어라는 브랜드 및 대표적인 레이싱 전용(UHP )타이어인 엑스타(EXSTA)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레이서들의 유니폼에 부착된 금호 로고, 트랙의 광고판,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레이싱걸 등 많은 경로를 통해 금호와 엑스타의 로고가 노출된다. 관중이나 TV 시청자들은 이를 통해 금호라는 브랜드에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둘째, 경주용 타이어 기술 개발의 시행착오를 통해 고급형 UHP(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를 개발할 수 있다. 경주용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와는 달리 매우 가혹한 조건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

-말보로 마스터스 F3 참가의 의미는?

"전세계 150여개 타이어 업체 중 상위 6~7개 업체만이 포뮬러 경주에 타이어를 공급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이 세계 수준임을 전 세계가 공인했다는 의미다."

-말보로 마스터스 대회 효과는

"시청인원이 연간 20억명. TV 생중계되는데 네덜란드 시청인원 500만명 정도다. UHP 타이어 판매개수가 170만개에서 2002년 말보로 마스터스 타이어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220만개로 급상승했다."

-자동차 경주의 최고봉이라 할 F1레이스용 타이어 개발 계획은 없나

"기술적 문제는 없다고 본다. 테스트 등 여러 절차를 거쳐 2007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 F1 참여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이 들어간다. 현재 F1에 참여하고 있는 한 타이어 업체는 연간 5000만달러 이상을 이에 투자하고 있다. 비용대비 효과분석이 필요하다."

-한국은 자동차 주요 생산국이지만 모터스포츠 산업은 미미한데.

"2000년 11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2회 국제 F3 코리아 수퍼프리에서 단 두 가지만이 국산이었다. 창원 레이싱장과 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이때 첫 F3 공식타이어로 지정됐다. 창원이 아니라 다른 해외 F3 경기였어도 우리의 기술력이면 공식타이어로 지정되는 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창원 F3에서 금호 타이어를 사용해 본 해외 레이싱팀들 사이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문제는 창원 지역 주민들이 소음이 심하다든가, 지역예산 낭비라는 등 반발해 창원의 F1 유치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달리 모터스포츠를 위한 제반조건이 성숙하지 않은 탓도 있다.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국제적 모터스포츠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F1 머신(포뮬러 경주용 차량) 개발을 중단기 비전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중국 난징 타이어공장은 어떤가.

"1994년에 중국에 공장 지을 계획을 세웠다. 난징 공장 2008년까지 완공하려고 했는데, 계획을 바꿔 금년말 완공으로 앞당겼다."

-해외 공장을 더욱 확대할 것인가

"중국에 난징 외에 다른 장소도 물색중이다. 우리나라도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중국은 부지 무료 제공 등 공장 유치에 적극적이다. 한국은 제조업의 경쟁력을 상실했다. 지나친 규제와 인건비 상승이 주 원인이다.노무비가 엄청나다.내 인건비 포함한 전체 인건비 평균보다 현장 작업자들의 평균 인건비가 더 높다. 나라 전체적으로 보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18% 이상 올라가고 있다.중국 난징 공장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3%밖에 안된다.이번에 독일에 와보니 독일 금속연맹서는 주35시간 근무하던 것을 급료는 그대로 두고 주40시간 근무하자고 해서 타결됐다. 독일의 경우도 타이어 공장 등이 동구권으로 옮겨갔다. 이런 상태니 독일의 실업률은 사상 최대라고 한다. 노동자들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 근로시간 연장을 요구한 것이다. 우린 반대로 LG 칼텍스 노조 등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는 과정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2~3년내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다."

잔부르트(네덜란드)=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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