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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떼죽음'보도 생명에 대한 연민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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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4월 17일자 1면과 11면에 실린 "생명공학 연구 '무균 원숭이' 떼죽음"이란 기사를 봤다. 1면에서 간략한 기사 정보를 접하고 처음 든 감정은 연민이었다. 답답한 우리에서 죽어갔을 99마리의 원숭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11면 기사를 읽으며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는 오직 마리당 가격이 200만~300만원으로 연간 사육비만 마리당 1000만원 정도 드는 '동물 자원'이 부실한 관리로 손실됐다는 것만을 질책하고 있었다. 오직 인간의 이기만을 위해 갇혀 있다가 고온 속에서 고통받으며 죽어간 원숭이 99마리의 생명에 대한 연민은 행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신약 전 임상시험 단계에서 실험용 쥐 3000마리, 토끼 200마리가 필요한 실험에 6~12마리면 되는 효율적인 실험 재료가 없어져 빚어질 생명공학 연구 차질에 대한 우려뿐이었다.

실험 대상으로 존재하는 원숭이의 생명은 귀중하지 않은가. 죽어간 원숭이들은 유전자가 5%만 달랐으면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을 존재다. 사람이 죽은 사고같이 취급하진 않아도 그들의 생명도 존귀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한마디 구절이 무엇보다 아쉬웠다.

ID:dailysunn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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