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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정 남해서 격침… 무장간첩 시신 1구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전남 여수지역 해안으로 침투를 시도하던 북한 반 (半) 잠수정 (5t급) 1척이 18일 오전 우리 해군의 포격으로 격침됐다.

군 당국은 현장에서 잠수복.오리발을 착용한 무장간첩 시신 1구를 발견했으며 잔당의 내륙 침투 가능성에 대비, 여수.순천 일대에 비상경계령인 '진돗개 하나' 를 발령하고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군 당국은 이와 함께 북한 반잠수정을 이 해역까지 운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모선 (母船) 의 행방도 쫓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오후 11시15분 여수시 임포지역 전방 2㎞ 해상에서 해안 접근 중이던 괴선박을 야간열상관측장비 (TOD) 로 발견, 육.해.공군과 해경의 합동작전 끝에 7시간만인 18일 오전 6시50분 거제도 남방 1백㎞ 해상에서 완전 격침시켰다" 고 발표했다.

합참은 "TOD 녹화필름 분석 결과 4명의 승선이 확인됐으며 현재 잔당의 행방을 추적중" 이라면서 "당시 해안가에 갤로퍼 승용차가 대기중이었다는 첩보가 입수되는 등 내륙 침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를 긴급 소집, 북한 반잠수정 침투 경위와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대북 햇볕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확인, 이날 오후 금강산 관광선 봉래호를 예정대로 출항시켰다.

정부는 군사정전위를 통해 북한측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키로 했으며 북한의 잇따른 후방침투에 대비하기 위해 휴전선경계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전방병력을 후방 대침투.경계작전에 투입할 예정이다.

◇ 격침 = TOD관측병인 김태완 (金泰完.21) 이병의 괴선박포착 보고 뒤 육군과 해군경비정 2척이 현장에 출동, 수색작업을 벌였다.

공군 CN - 235조명기 (照明機) 등을 동원한 가운데 오전 4시38분 잠수정에 첫 위협사격을 가했다.

군은 도주에 대비해 해안외곽을 차단하고 해군함정 12척, 항공기 3대를 추가 투입했으며, 함포 3발을 맞은 간첩선은 계속 도주했다.

반잠수정은 추가사격을 받은 뒤 6시50분 완전 침몰했다.

◇ 수색작전 = 군은 남해안 일대 해안초소를 A형근무 (전초소 병력투입) 로 전환하고 해안선에 대한 정밀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내륙침투 가능성에 대비, 경찰과 합동으로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합동신문조는 시신.장비 등을 분석중이며 1백8m 해저에 가라앉은 잠수정을 인양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반잠수정이 이 해역까지 독자 항행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군당국은 모선을 추적중이지만 공해상에 어선이 많아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다.

작전과정에서 우리 군의 피해는 없었다.

합참관계자는 "반잠수정은 북한 남포항에서 출항한 공작모선에서 분리돼 고정간첩과의 접선을 노리고 접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 설명했다.

◇ 정부대응 = 천용택 (千容宅)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가 끝난 뒤 "침투장비 증강 등 북한의 군전략변화로 볼 때 앞으로도 후방침투를 많이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서 "전방 1군병력을 2군지역 해안경계 등에 지원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千장관은 "북한에 해명.사과와 함께 무력도발 중지를 요구할 것" 이라며 "이를 위해 북.유엔사간 장성급회담의 개최를 유엔사측에 즉각 요청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세한 경위는 밝힐 수 없지만 북한의 침투와 관련한 정보가 사전에 입수됐었다" 며 성공적인 간첩선 격침작전 경위를 설명하고 "대북정보활동 강화와 함께 탁월한 성능이 입증된 TOD를 보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영종.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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