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 입단 케빈 브라운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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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박찬호와 같은 재능있는 젊은 투수들과 함께 마운드를 누빌 99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 메이저리그 사상 첫 '1억달러의 사나이' 가 된 케빈 브라운 (33) 이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뒤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브라운은 16일 (한국시간)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 내 목표" 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다저스와 7년간 1억5백만달러의 장기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브라운은 "4~5일마다 마운드에 오르며 팀에 승리의 기회를 주는 것이 내 임무" 라며 "야구는 달라진 것이 없다" 고 잘라 말했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인 브라운과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숙명적이다.

브라운은 박찬호에게 첫 선발승을 안겨준 상대기 때문. 박찬호는 루키였던 지난 96년 4월 12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선발승을 거뒀는데 그 상대가 바로 브라운이었다.

브라운은 이때 패전투수가 됐고 박찬호는 이후 브라운과 두차례 더 맞붙어 2승1패를 기록중이다.

그러나 박찬호는 평소 "더그아웃에 앉아 브라운이 공을 던지는 것만 봐도 많은 것을 배운다" 고 말해 왔다.

박찬호는 "마운드에 오른 브라운의 자신감에 가득찬 모습, 타자를 압도하는 구질과 제구력, 노련한 경기운영, 위기때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 등이 경이롭다" 면서 "적이라기 보다는 배울 것이 많은 스승" 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박찬호는 다저스의 제1선발 자리를 브라운에게 넘겨주고 내년부터는 제2 선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박찬호는 오히려 마운드를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을 덜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심리적 효과를 얻어 20승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A지사 =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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