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청소년 청각장애'···헤드폰 때문에 귀가 절규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임스 신 청각전문의는 20대~30대의 청각상실은 주로 아이포드의 볼륨을 크게 한 상태에서 이것을 헤드폰으로 듣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여학생이 청각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백종춘 기자>

미주중앙제임스 신 청각전문의(Audiologist. 신보청기)는 “청각신경은 이렇게 한번 상하면 치료가 없을 뿐 아니라 회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 아이포드가 가장 치명적
젊은층 사이에서 심각하게 번져가고 있는 청각 장애를 '소음으로 인한 청각상실(noise-induced hearing loss)'이라 한다. 소음 즉 인간이 만들어 낸 소리로 인해 귀속의 청각 신경이 심한 상처를 받아 서서히 죽어감으로써 나중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제임스 신 청각전문의는 "20대~30대 환자가 가장 많은 것 같다"며 "중학교고등학교 때부터 스테레오 록 콘서트와 아이포드(iPod)를 귀에 꽂고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청각신경에 점차적으로 상처를 줬기 때문인데 그중에서도 아이포드가 가장 보편적인 큰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공연이 2시간 정도되는 락음악 콘서트를 듣고 집에 돌아오면 1~2시간은 귀가 멍하다. 이것은 귀에서 '삐~' 혹은 '우~'하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인데 강한 고음의 음악소리로 고막이 심하게 진동 소리가 끊긴 상태에서도 여전히 고막이 울리는 이명 상태가 된다.

청각이 일시적으로 상실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이때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24시간 혹은 48시간 후에야 정상으로 고막이 되돌아오면서 청각신경도 정상이 되는데 이같은 상태가 빈번해지면 서서히 청각신경 자체가 손상되기 시작하면서 신경세포가 죽어가는데 대부분 심각해져야(대화에 불편을 느껴야) 전문의를 찾아오는데 이 때는 너무 늦어 버린다.

"젊은이들이 방안 창문이 떨릴 정도로 스테레오를 들을 때나 상대방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의 나이트 클럽의 소음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인데 가장 심각한 상황이 헤드폰을 끼고 아이포드로 음악을 크게 들을 때"라고 제임스 신 청각 전문의는 지적한다.

"자녀들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듣고 있는 헤드폰을 부모들이 한번 빼앗아 들어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다."요즘 아이들은 부모님의 잔소리(?)를 비롯해 세상의 모든 소리와 자신을 차단시키고 싶어서 아이포드의 볼륨을 거의 최고로 높이고 헤드폰으로 듣는데 이때 데시벨(음향 측정단위dB)이 록 콘서트와 거의 비슷한 100~110dB"이라고 말한다.

헤드폰을 끼었을 때 고막과의 간격이 불과 2cm 정도다. 록 콘서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바로 귀에 대고 듣고 있으니 청각신경에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

# 85dB 이상 되면 청각 다친다
청각신경은 달팽이관처럼 생겼고 그 안에 섬세한 털모양의 신경세포(hair cell)가 있다. 달팽이관의 맨 바깥 신경은 고음을 감지하고 차츰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저음을 알아듣게 되는데 신경이 상하는 순서는 고막과 가장 가까운 맨바깥쪽의 고음을 감지하는 신경부터다.

귀가 아플정도의 고음이 110~140 dB로 사람에 따라서는 1분 정도 노출로도 청각신경에 영구적인 상처를 입히게 된다. 즉 그 부위의 청각세포가 그 순간 죽고 만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큰 소리를 들었을 때 고막이 다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고막은 진동만 심하게 할 뿐 정작 다치는 부위는 고막 뒤에 있는 청각신경 세포"라고 설명한다.

보통 일상대화는 50~65dB 귀에 편안한 소리는 60dB 이하로 본다. 따라서 이같은 소리는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신경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이보다 높은 소리로 85dB을 그 경계선으로 본다. 이 이상이 되면 청각신경에 손상이 시작된다. 아이들이 항상 꽂고 사는 아이포드가 심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믹서기 잔디깎는 기계 진공청소기 등도 85dB 정도라서 자주 들으면 안 않다. 실험을 했는데 잔디기계를 쉬지 않고 8시간 사용했을 때 청각신경이 손상됐다. 이렇게 되면 점진적으로 고음부터 못듣게 된다.

# 고음부터 못 듣는다
20후반의 남성은 중학교 때부터 심포니 오케스트라(110dB) 공연을 즐겼고 항상 공부할 때 헤드폰을 끼고 했다. 청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아내가 "왜 딴 소리를 하느냐?" "TV볼륨이 너무 크다"고 말하면서 부터다. 가늘고 높은 여성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TV볼륨을 높이게 된다.

학생들의 경우는 학교서 일년에 한 번 하는 건강검진 때 알게 된다. 또 교사가 여성일 때 수업을 듣는데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강당에서 여럿이 둥글게 앉아 얘기할 때 엉뚱한 대답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처럼 상한 청각은 치료로도 원상 복귀의 방법이 없다. 따라서 이같은 고음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 애플사에서 개발한 소프트 프로그램 중에는 아이포드의 최고 볼륨을 85dB이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있다. 부모들이 이같은 프로그램을 찾아 자녀의 아이포드를 크게 못듣도록 맞추어 주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 아이가 특히 s f th로 끝나는 소리를 혼돈하면 즉시 청각 테스트를 받도록 한다. 청각상실이 시작될 때 나타나는 증세이기 때문이다. 또 일상 대화할 때 소리를 치는듯 하면 이것 역시 신호다.

- 고음도 습관이다. 자녀를 설득해서 65dB 정도로 아이포드 볼륨을 맞추어 듣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셀폰은 크게 해도 70dB 정도이니 오래 사용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미주중앙일보 김인순 기자
▶ 미주중앙 바로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