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료싼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어린이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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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수업료가 싼 초등학교 병설유치원들에 어린이들이 몰리고 있는 반면 사립유치원들은 정원미달로 문을 닫아야 할 위기를 맞고 있다.

광주시내 63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들은 이달 초부터 중순께까지 원서접수를 마감해 추첨 등을 통해 원생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그러나 1백55개 사립유치원들의 경우 원서접수 시한조차 정하지 못한 곳이 많다.

이미 신입생을 뽑은 광주시북구일곡동 Y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30명 모집에 1백26명이 몰려 지난 5일 추첨으로 원생을 선발했다.

특히 북구 문흥동.서구화정동 등 아파트단지 밀집지역 일부 병설유치원의 경우 신청자가 정원의 3~4배를 넘어서는 등 대부분 유치원이 정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사립유치원은 올들어 2곳이 신설된 데 비해 운영난 등으로 7곳이 문을 닫았다.

운영 중인 곳도 대부분 학급당 정원 (40명)에 못미치는 20~30명 규모로 입학금면제.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쓰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서구일곡동의 사립 M유치원은 정원 1백60명에 30여명만이 지원, 내년 폐원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내 유치원의 수업료는 병설이 월1만1천원, 사립은 월 7만~10만원 정도이나, 학부모들은 신설된 병설유치원들의 시설이 사립유치원보다 뒤지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주도 사정이 비슷하다.

64개 사립유치원 (2백37학급)에는 지원자가 격감 추세다.

이에따라 사립유치원들은 광고 유인물이나 지역방송 등을 통한 홍보 외에 교사들이 가정방문을 통해 원아 모집에 나서기도 한다.

최근엔 전주시내 곳곳에 사립유치원연합회 명의로 '안심하고 자녀를 보내십시오' 라는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반면 지난 1일부터 5일간 원생을 모집한 병설유치원인 풍남유치원의 경우 5세반 (11명모집) 이 약 8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1백70명 정원에 3백20명이 몰렸다.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1백20명 더 늘어난 것. 광주시북구두암동 H유치원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교육비가 싼 병설유치원 또는 사설학원에 보내거나 아예 집에서 교육시키겠다는 부모들이 늘어 사립유치원들이 갈수록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 으로 내다봤다.

전주.광주 = 장대석.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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