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공원,음악소리로 동물들 몇년째 새끼 못낳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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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구 달성공원관리사무소가 이른 아침 공원에서 에어로빅을 하는 시민들을 단속하기로해 눈길을 끌고있다.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운동을 하는 바람에 공원 동물원의 코요테.침팬지.일본원숭이 등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몇년째 새끼를 낳지 못하자 이같은 고육책을 동원했다.

달성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2개의 에어로빅 동호인 모임 소속 회원 1백여명. 이들은 매일 오전 5시부터 2시간 가까이 음악을 틀어 놓고 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에어로빅을 즐기는 곳은 동물사육사와 5m정도 떨어진 곳. 2년여 전에는 손뼉을 치는 정도였으나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스피커까지 동원해 음악을 트는 바람에 동물들이 놀라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공원관리사무소의 김성길 (金城吉) 소장은 "새벽녘 잠에서 막 깨어난 침팬지.코요테.일본원숭이.멧돼지들이 음악에 놀라 날뛰는 등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고 말했다.

이런 탓인지 1년에 5~7마리의 새끼는 낳는 코요테 한쌍은 94년 이후 새끼를 한번도 낳지 않았고, 침팬지와 일본원숭이도 3~4년간 새끼를 못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신삼철 (申三哲) 수의사는 "이렇게 오랫동안 새끼를 낳지 못하는 것은 에어로빅 소음 때문일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金소장은 "시민들 편의를 생각해 지금까지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다" 며 "장소를 옮기도록 요구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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