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故최종건회장 3남 최창원씨 SK핵심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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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번 SK 인사에서 SK케미컬 전무로 승진한 최창원(崔昌源. 35)씨의 부상(浮上)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태원(崔泰源) SK회장이 고(故) 최종현(崔鍾賢) 회장 쪽 전문경영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면, 崔전무는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崔鍾建) 회장 집안의 대표적인 경영인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인물.

崔전무는 최종건회장의 3형제중 막내이면서도 창업주의 경영 능력은 물론 외모까지 꼭 빼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건강 등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외부 활동이 두드러지지 않은 맏형 최윤원(崔胤源) SK케미컬 회장과 둘째 최신원(崔信源) SK유통 부회장에 비해 崔전무는 대내외적으로 왕성한 경영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손길승(孫吉丞) 회장도 사석에서 "경영능력이 뛰어나면서도 '형님들 뒤에서 궂은 일을 하겠다' 고 말할 정도로 겸손하다" 며 그를 추켜세운다. 이번 인사에서도 崔전무 등을 '회장' 으로 격상시키는 문제가 검토됐으나 나이 등을 고려해 당분간 유보키로 했다는 후문.

崔전무는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와 서울대 심리학과를 나온 후 미국 미시건대 대학원(경영학)을 졸업했다. '훌륭한 경영자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는 집안의 뜻에 따라 심리학과를 나온 후 경영학을 공부할 정도로 창업주 가족들의 기대가 크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

그는 지난 94년 입사 후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으며, 96년 이사. 97년 상무. 98년 전무로 매년 한 단계씩 초고속 승진했다. 특히 96년 SK케미컬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앞당겨 실시해 흑자기업으로 돌려놓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형제간 화합을 중시하는 SK 오너패밀리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앞으로 SK는 사촌형제인 최태원 - 최창원 두 사람을 축으로 하는 경영체제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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