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택시업계 고객유치 위해 '호출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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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구 택시업계가 고객 유치를 위해 치열한 '호출 전쟁' 을 벌이고 있다.

도로변에 줄지어 손님을 기다릴 정도로 택시 승객이 줄어든 가운데 '손님 모시기' 경쟁이 도로에서 안방으로 옮겨진 것이다.

지난해말 대구 호출택시 (모범택시 제외) 는 울림터.중앙호출 등 2~3개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20여개로 급증했다.

업체마다 호출택시가 적게는 10여대에서 많게는 2백여대에 이르러 전체 대수도 1천5백여대에 이른다.

대구시내 택시 10대 가운데 1대 꼴로 호출서비스를 하고 있는 셈. 호출택시는 지휘센터에서 TRS무전기를 통해 호출승객의 위치를 알려주면 택시가 대개 10여분내에 승객을 찾아간다.

호출료나 대기료를 받지 않고 운행 미터기 요금만 받는다.

개인택시 운전자들이 대개 동호회.종친회 등을 매개로 공동 호출택시를 운영해 왔지만 최근엔 신진택시.대광운수.KS택시 등 일반 법인택시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광운수는 지난 7월부터 '월드컵' 이란 이름으로 법인택시 50여대중 신차 30여대에 40여만원짜리 무전기를 차마다 설치하고 호출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러한 호출 서비스는 택시기사나 승객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다.

호출택시마다 50~1백여명의 단골 손님이 확보될 정도로 호출 서비스를 찾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김영배 (38.회사원.대구달서구대곡동) 씨는 "같은 요금에 집앞까지 오는 호출택시를 이용하는게 편해서 가끔 이용한다" 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모는 불교신자들끼리 모여 2백50여대의 호출택시를 운영하는 운불련호출택시 기사 김모 (43) 씨는 "하루 호출 횟수가 많게는 10여건으로 호출서비스 이전보다 하루 수입이 10% 정도 늘었다" 고 말했다.

법인택시도 하루 사납금의 절반 이상을 호출승객 요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만큼 수입이 늘었다고 한다.

호출택시가 늘면서 첨단 장비를 마련하는 등 호출택시간 서비스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

중앙호출택시는 최근 국내 처음으로 차량위치추적시스템 (GPS) 을 지휘센터에 설치, 호출승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를 자동으로 연결시켜주고 있다.

중앙호출택시 강상덕 (姜相德.40) 부장은 "신속하고 친절하게 승객을 모시는 길만이 경쟁에서 이기는 길" 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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