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진실씨 분묘 앞 소주병 2개 발견 … 지문 채취해 신원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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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 갑산공원에 위치한 고 최진실씨의 분묘 대리석 벽면이 깨져 있다. [양평=연합뉴스]

고(故) 최진실씨의 유골함 도난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양평경찰서 우재진 수사과장은 16일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의) 갑산공원으로 통하는 363번 지방도의 폐쇄회로TV(CCTV) 2대에 녹화된 화면을 확보, 이 일대를 운행한 차량들을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진실씨의 유골함은 갑산공원에 안치돼 있었다. 최씨의 유골함 도난 사실은 15일 오전 7시50분쯤 공원 관리인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분묘는 7㎝ 두께의 대리석으로 된 남쪽 벽면이 깨진 상태였다. 쇠망치 같은 도구로 10여 차례 내리친 흔적도 남아 있었다. 범행은 14일 오후∼15일 오전 사이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최씨 납골분묘 앞에서 수거한 빈 소주병 2개와 깨진 대리석 조각에서 지문을 채취해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주병에 남아 있는 유전자(DNA)를 찾기 위해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도 의뢰할 계획이다. 현장에 있던 방명록을 입수해 14일 최씨 묘소를 찾은 추모객에 대한 탐문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고인의 분묘를 비추던 CCTV는 12일 낙뢰에 맞아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평서 최문석 지역1팀장은 “쇠망치 같은 도구를 준비한 점과 엽기적인 정황으로 미뤄 볼 때 계획적인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돈을 노린 절도 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광적인 팬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 묘소를 찾은 추모객이 술김에 저지른 우발적인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골함 도난 소식을 들은 최씨 어머니는 “유골함을 제자리에 돌려만 준다면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 진실이가 편히 쉴 수 있도록 힘들어 하는 가족들에게 제발 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양평=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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