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동남아와 '청산협정'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정부는 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과 청산 (淸算) 협정을 맺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산협정이란 상대국의 중앙은행에 자국 중앙은행의 특별계정 (청산계정) 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수출입 대금을 결제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개별 수출입 때 일일이 결제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수출.수입 금액을 상계한 후 남은 금액을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게 돼 외화유동성이 부족한 국가에 대한 수출을 늘릴 수 있다.

21일 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외환위기로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동남아국가에 대한 수출이 올들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 청산협정을 통해 이를 만회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최근 말레이시아가 태국.필리핀 등과 청산협정을 추진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간의 무역증대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면서 "우리도 이 협정을 맺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 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산자부는 최근 한국은행이 청산결제은행을 맡아주도록 공식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자칫하면 대외신인도가 더 떨어질 소지가 있는 데다 수입자금 회수 등에도 문제가 있다" 면서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산자부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의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