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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보디빌더 한동기 올 세계선수권 아쉬운 은메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난 멈추지 않는다' . 한국 보디빌딩의 간판 한동기 (41.한화제약)가 다시 이를 악물었다.

한은 지난 16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끝난 제52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0㎏급에 출전했으나 아깝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최초의 40대 챔피언과 미스터 유니버스 3관왕을 노렸던 한의 아쉬움은 크다.

특히 한은 보디빌더로서 첫 연금수혜 혜택을 놓쳐 더욱 안타까워 한다.

터키 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 한의 연금점수는 13점. 우승하면 연금점수 10점이 가산돼 연금혜택 (20점 이상) 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은메달에 그쳐 2점만을 추가했다.

전남나주 태생인 한은 80년 자신의 왜소한 체격을 키우기 위해 보디빌딩을 시작했다.

이후 근육이 붙어가는 재미에 빠지면서 이제는 어엿한 직업이 돼버렸다.

한이 불혹의 나이를 넘어 세계정상을 노크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은 수도승처럼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다.

술.담배는 입에 대지않고 본인이 직접 만든 식단으로 하루 여섯끼 (6천㎈) 의 식사를 해결한다.

메뉴는 닭가슴살.고구마.야채.계란 흰자.소금기 없는 맨밥이 전부다.

특히 소금기 있는 음식은 보디빌더의 최대 적이므로 입에 대지도 않는다.

염분이 몸속의 수분을 빨아들여 근육형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는 한은 그래서 체육관의 쇳덩어리를 벗삼아 외로움을 달랜다.

한은 "올해 실패를 거울삼아 내년에는 반드시 정상에 올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 는 각오를 밝혔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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