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기증받은 50억원대 부동산으로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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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장학금을 주기는 커녕 거액의 세금만 물게 됐습니다. "

부산대가 장학금 재원으로 기부받은 50억원대의 부동산 때문에 고민 중이다.

부산대는 96년7월 부산남포동 '할매곰탕집' 주인 강처여 (姜處汝.96년 11월 사망) 할머니로부터 남포동 3층짜리 건물과 구포 땅 8백67평을 기증받았다.

부동산을 팔아 장학금을 주라는 할머니의 뜻을 받아들여 그해 8월 남안장학회까지 만들었다.

부산대는 그후 2년간 부동산을 팔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나 모두 허사였다.

일간지 등에 무려 9차례나 급매공고를 냈다.

그래도 않돼 교직원들이 땅문서를 들고 은행.부동산중개소 등 1백70여 곳을 발이 닳도록 드나들기도 했다.

부산대는 그래서 장학사업을 본격 펼치지 못하고, 이들 부동산의 임대료 수입으로 소수인원에 장학금을 주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거액의 세금을 내야할 처지가 됐다.

지난 8월 부산중구청으로부터 남포동 건물에 대해 세금 7백여만원을 내라는 납세통지서를 받았다.

남포동 건물을 매각하지 않고 임대업을 해 고유업무인 장학기금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과세이유. 구포동 땅에도 세금을 물릴 경우 수천만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부동산 시세가 떨어져 장학금 재원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두 부동산은 당시는 50억원을 호가했으나 지금은 30억원을 건질지도 의문이다.

부산대 발전기금 김판규 (金判圭) 씨는 "姜할머니의 고귀한 뜻을 아직 실천하지 못해 송구스럽다" 고 말했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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