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리뷰]소프라노 박미혜 '어메이징 그레이스'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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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소프라노 박미혜, 지휘 김종덕, 서울모테트합창단 (삼성클래식)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 입상 후 국내 데뷔 10년째를 맞는 소프라노 박미혜 (경희대교수) 의 첫 음반. 두 가지 편곡으로 선보인 타이틀곡 '어메이징 그레이스' 를 비롯하여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 , 슈베르트와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 모차르트의 '알렐루야' 등 귀에 친숙한 히트곡들로 성탄절 시즌을 겨냥한 종교음악 앨범이다.

20여명 규모의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다.

대부분의 곡이 합창을 곁들여 매우 화려하게 들린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주를 찬양하라' '알렐루야' 등이 원곡의 악기편성과는 달리 지나치게 현악기 위주로 지나치게 축소했고 스튜디오 녹음에 따른 지나친 울림이 공연장에 온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길게 지속하는 음에서 마치 트릴처럼 느껴질 정도로 음정의 정확도까지 불안하게 하는 넓은 폭의 비브라토가 귀에 거슬린다.

편곡은 충분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곡의 훼손에 불과하다.

□카운터테너 메라 요시카스, 재팬필하모닉, 지휘 시게오 겐다 (신나라뮤직)

최근 카운터테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남성의 여성화 같은 유니섹스의 바람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어머니의 노래' '나이팅게일' 등의 음반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신세대 카운터테너 메라 요시카스 (米良美一) 의 음반. 일본에서는 2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그의 매력은 자연스러운 발성에다 감칠맛 나는 음색이다.

거세한 남성 소프라노 카스트라토를 다룬 영화 '파리넬리' 의 주인공이 불러 유명하게 된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내버려 두오' 를 비롯하여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만령절' '내일' , 작곡자가 직접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한 가곡 '내일' 은 3개의 호른, 하프와 현악기의 반주로 깨끗한 서정이 넘치는 곡. 맑고 깨끗한 메라의 목소리에 잘 어울린다.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즈' , 구노의 '아베 마리아' , 드보르작의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 , 그리그의 '솔베이지의 노래' 등 주옥같은 명곡이 실려 있다.

지난해 5월 도쿄 후추노모리 극장 비엔나홀에서의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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