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가 LG보다 낫네… 첫날 8% 올라 25000원 육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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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기업 분할을 거쳐 5일 투자자들을 다시 만난 LG와 GS홀딩스의 첫날 성적표는 큰 격차를 보였다.

LG그룹의 구씨 일가 지주사인 LG의 주가는 이날 1만2400원에 시작해 0.81%(100원) 오른 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비해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는 허씨 일가의 지주사인 GS홀딩스의 주가는 2만3000원에 시작해 8.04%(1850원)나 뛰면서 단숨에 2만5000원 선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GS홀딩스가 2조3089억원으로 LG(2조1397억원)를 앞질렀다. 증시 전체 순위는 한국가스공사에 이어 31, 32위다.

아우가 형을 단숨에 제친 것이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4조4486억원으로 분할되기 전 LG(4조5130억원)의 주식가치와 비슷하다. 분할하기 전 LG의 자산은 새로운 LG 0.65, GS홀딩스 0.35의 비율로 나눴다. 단순 계산하면 시가총액은 LG가 GS홀딩스보다 크게 나와야 하지만, 현실은 반대가 됐다.

그런데 무엇이 두 지주회사의 희비를 갈랐을까.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지주회사를 평가할 때 주요 기준으로 ▶자회사 실적▶자회사들의 향후 사업전망▶수익가치와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예상 배당수익률 등을 꼽는다. 이런 기준들을 종합할 때 GS홀딩스가 LG보다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얘기다.

애널리스트들은 "정유 사업은 앞으로 실적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통신 관련 사업 분야는 각종 악재가 남아 있다"며 LG의 비중을 축소하고 GS홀딩스로의 종목 교체를 권유했다. GS홀딩스는 주력 계열사로 LG칼텍스정유를 갖고 있는 데 비해 LG는 LG텔레콤과 데이콤 등을 거느리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강관우 애널리스트는 "GS홀딩스는 확실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LG칼텍스정유와 다른 3개 자회사의 사업내용이 간결한 반면 LG는 자회사(14개)가 많아 미래 수익성을 따지기에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껏 증시에 오른 다른 지주회사들도 그동안 주가 행보에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지주는 2001년 9.11 사건 바로 전날 상장된 뒤 첫날 종가가 1만1350원이었지만, 5일 현재 주가는 1만7700원으로 상승률이 55.9%에 달했다. 이에 비해 우리금융은 지난 2002년 6월 상장된 뒤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에서 분리돼 나온 대웅은 2002년 11월 상장된 뒤 주가가 70%나 폭락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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