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웬 봄꽃…진달래 등 이상고온으로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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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입동 (立冬.11월 8일) 도 지난 늦가을에 웬 봄꽃?" 기상청이 정한 서울지역 봄꽃 관측목인 진달래가 잎은 누렇게 변했는데도 분홍 꽃을 활짝 피워올리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입동이 지난 11월 중순께 진달래가 꽃을 피운 것은 지난 1907년 기상관측 이래 처음 있는 일. 이같은 이상 개화 현상은 다른 지방에서도 나타나 이달초부터 울릉도에서는 배나무꽃, 부여.춘천.추풍령.영천.무안.장수 등에서는 개나리꽃이 피어 기상관계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기상청에서는 늦가을에 피어난 이들 봄꽃에 대해 계절을 착각하는 '사오정 꽃' 이라고 부르지만 원인은 지난달부터 계속된 한반도의 이상 고온 현상에 있다.

지난달 전국 10개 지역의 월평균 기온은 서울이 평년보다 2.7도 높은 17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2도 (제주)~3.3도 (청주) 높아 '20세기 들어 가장 따뜻한 10월' 로 기록됐다.

특히 지난 10월 최저기온의 경우 서울이 평년보다 무려 3.2도, 청주는 4.3도나 높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때쯤 봄에 꽃을 피우기 위해 휴면 (겨울잠)에 들어가야 할 나무들이 10월 고온으로 인해 휴면에 들지 못하면서 생리현상에 교란이 일어난 것 같다" 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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