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북한에 전자단지 조성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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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삼성이 내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에 10억달러를 투자해 50만평 규모의 전자복합단지를 조성하고, 남북 합작으로 종합무역사무소를 설립하는 등 대규모 대북 (對北) 경협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공단 위치는 휴전선 부근의 해주 또는 평양 근처의 남포로 계획하고 있다.

현대에 이어 삼성이 남북 경협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키로 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대북 진출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삼성은 10일 그룹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 강진구회장) 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장.단기 대북 사업을 확정, 남북한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추진키로 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현재 그룹의 대북사업 전담부서인 특수지역위원회 위원들이 베이징 (北京)에서 북한측과 실무협상을 갖고 있다" 면서 "더 구체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다음달초 북한에 조사단을 파견할 예정" 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이 잘 되고 있어 양측이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며 "기본의향서는 내년 1월 중으로 교환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계획에 따르면 삼성은 향후 10년간 2단계에 걸쳐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 2억달러.부품 5억달러를 포함해 총 10억달러를 투자, 북한에 세계적인 전자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이곳에서 연 30억달러 어치의 제품을 생산해 판매.수출할 계획이다.

이 공단에서 총 3만명을 고용, 컬러TV.VCR.냉장고.세탁기.휴대폰.모니터.반도체 등을 생산하겠다는 것. 특히 인력 확보를 위해 공단내에 훈련센터를 설치, 북한 공과대학의 우수인력 등 6천여명을 우선 양성할 방침이다.

또 인력 및 물자교류를 위한 통신망 구축도 추진, 공단지역 및 평양 등에 유선.무선통신망도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공단 입지로는 물류와 인프라 사정을 감안, 우선 해주를 검토하고 있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 남포도 검토중" 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평양에 북한 수출입의 창구역할을 담당하면서 금융조달.자원개발 기능 등을 담당할 '평양 종합무역사무소' 를 설립하는 한편 삼성물산의 평양무역대표부를 설치, 삼성의 대북투자사업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지난 92년부터 진행중인 임가공 사업을 확대하고 수출선도 다변화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같은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그룹 특수지역위원회를 대북사업추진 창구로 격상시키고 산하에 전자.물산.전기 등 관계사의 실무간부 중심으로 특별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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