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건 장석중씨는 현정부의 밀사”이신범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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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의 주역인 장석중 (張錫重) 씨가 현 정권의 대북 밀사였으며 관련 증거를 통일부가 은폐했다는 주장이 한나라당의원에 의해 제기됐다.

이신범 (李信範) 의원은 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국감에서 "지난 1월말 방북했던 張씨의 북한 방문보고서중 현 정부와 관련된 부분을 통일부가 고의로 숨기고 국회에 제출치 않았다" 고 주장했다.

李의원은 "은폐된 문건에는 張씨와 임동원 (林東源) 외교안보수석과의 관계를 증명하는 내용이 있으며 현 정부의 핵심부가 張씨를 통해 북측과 비밀접촉, 특히 비료회담의 막후 협상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부분이 있다" 고 밝혔다.

문제의 문건은 張씨가 방북기간 접촉했던 북한측 인사 3명과의 면담내용을 포함한 8쪽짜리 보고서 형식의 서류.

이중 아태평화위원회 안병수 (安炳洙) 부위원장과의 면담내용 속에는 '김대중 당선자와 北은 맺힌 감정도 없고 오히려 민주화 운동 전개 당시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명한바 있다' '신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깊이 분석하고 있다' 는 등 현 정부와 북한과의 관계를 언급한 安부위원장의 발언이 포함돼 있다.

安부위원장은 또 "구두 (口頭) 메시지를 신중히 검토하겠고 좋은 소식 곧 있을 것" "임동원씨에게 안부 전해주길 바라며 편지 교환하자고 전하라" 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이와관련, 李의원은 "安부위원장이 언급한 구두메시지가 김대중 당시 당선자나 당선자 측근의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통일부측은 "문제의 문건을 張씨로부터 제출받은 바 없다" 고 해명했다.

국민회의측은 "통일부는 물론 청와대와 안기부에도 별도의 문건이 제출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李의원이 내놓은 서류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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