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진화 … 호날두 공백 메우려 공격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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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수비형 윙어(defensive winger)’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공격적으로 변했다. 스페인으로 떠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레알 마드리드)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다.

박지성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구장에서 열린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시즌 개막을 알리는 자선경기)에서 그간 호날두의 붙박이 자리였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 75분간 활약했다. 박지성은 이날 오른쪽에만 머물지 않고 중앙과 왼쪽을 넘나들며 힘있는 슈팅과 패스워크를 선보였다. 지난 시즌보다 활동반경도 넓어졌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호날두의 공백’에 고심하던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위건 애슬레틱에서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프랑스 FC 로리앙에서 가브리엘 오베르탕을 영입했다. 프리 시즌 두 경기에 박지성을 빼고 발렌시아를 기용했던 퍼거슨 감독은 첼시전에서는 박지성을 선발로 내보냈다. 강팀과의 경기인 만큼 안정을 선택한 것이다. 박지성은 활력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반면,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발렌시아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선전했지만 과제도 남았다. 골문을 향해 돌진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박지성은 이날 두세 차례 만들어 낸 득점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영국의 축구사이트 ‘팀 토크’는 “신뢰할 만한 플레이를 했지만 골운은 따르지 않았다”면서 박지성에게 평점 7점을 줬고, ‘골닷컴’은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면서 5점을 줬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퍼거슨 감독은 발렌시아·나니·박지성 등 측면 미드필더들이 40골 이상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은 경기 후 “풀타임을 뛸 수 있을 만큼 컨디션이 올라왔다. 도합 40골이라고 못박기보다는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이스 나니와 웨인 루니가 한 골씩 넣은 맨유는 첼시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패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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