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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장사가 남는 장사네” 4400억 생수시장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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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형 자본과 대기업이 속속 뛰어들면서 연 4400억원 규모의 국내 생수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07년 출시했던 해양심층수 ‘울릉 미네워터’의 성분과 포장을 바꿔 ‘미네워터’(사진左)라는 이름으로 10일 새로 내놨다. 젊은 여성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Mine’라는 영문 글자를 분홍색 흘림체로 크게 배치했고, 반짝이는 큐빅도 그려 넣었다. 식이섬유를 빼고 해양심층수의 깔끔한 맛을 살렸다. 유철안 과장은 “유명 레스토랑과 카페, 백화점, 호텔에서 판매해 생수를 패션 트렌드로 사먹는 젊은 여성들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제주도에서 취수한 화산 암반수 ‘제주 휘오워터’를 다음 달 중순 내놓을 계획이다. 코카콜라 음료를 제조하는 LG생활건강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제휴해 공사가 짓는 제2공장 건설비용 가운데 300억원을 선납 형태로 공사에 지원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달 말 경기도 연천군 DMZ 지역에 670억원을 투자해 지은 국내 최대 규모의 먹는 샘물 공장을 준공했다. 하루 2L짜리 생수 48만 병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물은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DMZ 2㎞’中라는 브랜드로 다음 주부터 대형 마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DM존’이란 독자 브랜드로 군납과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해양심층수 업체인 ‘워터비스’와 올 연말 공장을 준공하는 중국 지린성 ‘백두산 광천수’에도 각각 200억원을 투자했다. 군인공제회 양원모 이사장은 “웰빙 소비욕구가 늘어나고 있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물 사업을 녹색 신성장 동력 분야의 전략 사업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SK그룹의 SK가스도 먹는 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0억원을 들여 인수한 ‘울릉미네랄’을 파나블루로 이름을 바꾼 뒤 지난달 1500m 깊이 심층수를 취수해 담는 울릉도 제2공장을 준공하고, 해양심층수 ‘슈어’右를 내놨다. 공장에 들어간 비용이 2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생수시장 점유율 1위는 농심. ‘제주 삼다수’ 브랜드로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경쟁자의 출현으로 농심은 삼다수 생산을 연 40만t으로 늘렸다. 대리점 유통망도 올해 말까지 200여 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대형 자본과 대기업들이 ‘물 장사’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국내 생수시장은 회사나 대중 시설에서 먹는 대형 물통 시장과, 페트 병에 든 개인용 프리미엄 생수시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현재 전체 4400억원대의 생수 시장 중 프리미엄 생수시장 규모는 해양심층수(70억~80억원)를 포함해 200억원 정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레저 활동을 많이 하고 건강과 웰빙에 눈을 뜨면서 프리미엄 생수를 많이 찾고 있어 최근 3년 평균 20% 이상씩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전체 생수의 40%가 프리미엄 생수로 약 9000억원대 규모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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