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암남동 냉동창고 공사장 큰불 21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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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시 서구 암남동 삼동.범창골드프라자 화재 사상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시 소방본부는 29일 오후 7시 30분께 건물 6층 복도 안쪽 철판 아래에서 시체 4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로써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25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현재까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인부가 13명에 달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시신 10구를 제외하고도 3명이 행방불명 상태여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소방본부와 경찰은 모두 1백여명의 수색반을 편성, 야간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 발견된 25구의 시신 가운데 이효암씨(40.부산시 부산진구 부암1동 548) 등 15명은 신원이 확인됐으나 나머지 10명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발생 = 29일 오전 8시15분쯤 부산시서구암남동 매립지 안에 신축중인 냉동창고 삼동범창 콜드프라자 (대표 김재운) 6층 공사장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

이 화재로 이효암 (40) 씨 등 6층 작업인부 25명이 5~7층 사이 계단 등에서 질식한 뒤 불에 타 숨졌다.

또 인부 수십여명이 8층 옥상으로 대피하거나 건물 외벽 난간을 타고 대피하다 이환상 (41) 씨 등 10명이 화상.골절상 등을 입었다.

이와 함께 진화작업 중이던 소방관 5명도 다쳤다.

당시 냉동창고에는 동원전기.대성우레탄.마이콤.일진 등 18개 업체 소속 인부 2백21명이 전기.냉동설비.방열.용접작업 중이었다.

사망자 가운데 14명은 신원이 확인됐으나 7명은 너무 심하게 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인부들중 이날 오후 현재 행방불명자가 있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이 건물에서는 지난달 28일 외부철골계단 작업중 용접불티가 우레탄 자재에 옮겨붙어 인부 2명이 화상을 입었다.

◇구조 = 불이 나자 소방대원 3백25명을 포함, 경찰.공무원 등 5백여명과 소방차 81대, 헬기 2대가 긴급 투입돼 옥상으로 대피한 인부 7명을 헬기로 구조하는 등 25명을 구하고 1백60명을 무사히 대피시켰다.

불은 이날 오후 3시쯤 꺼졌다. 경찰추산 피해액은 2억원.

◇원인 = 경찰은 불이 배관작업 용접 불티가 페인트작업 과정에서 나오는 휘발성 가스에 인화된 뒤 다시 우레탄폼과 스티로폼 등에 옮겨붙어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부 고대봉 (高大峯.42) 씨는 "1층에서 냉동설비 작업중 '불이야' 하는 소리를 듣고 건물 밖으로 나와 보니 폭발음과 함께 짙은 연기가 6, 7층에서 치솟고 있었다" 고 말했다.

◇화재가 난 건물 = 삼동범창 콜드프라자는 지하 2층.지상 8층 (연면적 1만9천9백평) 의 국내 최대규모의 냉동창고로 96년 착공돼 내년 1월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 중이었다.

사업시행자는 부산지역 냉동창고업체인 삼동산업 (주) 과 범창산업 (주).원양어업개발 (주) 등 3개사, 시공자는 동원건설 (주) 로 주로 바다에서 잡아온 고기를 보관하기 위한 시설이다.

◇수사 및 피해보상 = 관할 서부경찰서는 시공업체 관계자와 현장소장, 안전관리원 등을 불러 사고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안전관리 소홀 등 사고유발 책임이 확인될 경우 관계자를 전원 사법처리키로 했다.

사업시행자인 3개 회사는 대한화재보험에 3백72억원을 가입해 두고 있고 하청업체들도 건설재해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들이 보상받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 정용백.김상국 기자

[사망자 명단]

▶최봉조 (30.부산시중구신창동) ▶한봉석 (30.부산시해운대구좌동) ▶김용호▶이효암 (40.부산시부산진구부암동)▶이복규 (61) ▶심달임▶박희동 (38.경남양산시대방동)▶임종수 (경남양산시대방동) ▶우태호▶이정호▶정강남 (인천시) ▶윤태선 (인천시)▶장효일 (인천시) ▶김성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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