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입 냉동아귀 무게 미달로 업소만 손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울산신정1동 아귀요리 전문 M식당 주인 李모 (45) 씨는 26일 중국산 수입 냉동아귀 1상자를 녹여 물기를 뺀 뒤 저울에 달아보고 놀랐다.

20㎏짜리 아귀 1상자 8마리의 무게가 14.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李씨는 도매업소측에 따졌으나 "싫으면 사지 말라" 는 대답뿐이었다.

아귀 음식점 업주들은 누구나 요즘 이런 경험을 한다.

20㎏인줄 알고 구입한 아귀가 4~5㎏ 모자라기 일쑤고, 심할 때는 12㎏밖에 안된다.

통상 냉동 생선을 녹일 경우 무게는 1㎏정도 차가 나게돼 있다.

이는 중국 수출업자들이 무게를 늘리기 위해 아귀에 물을 넣어 얼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귀를 잡아 육지에 운반한 뒤 내장을 빼고 상자에 넣는 과정에 주사기로 살 속에 물을 넣거나 심할 경우 호스로 배 속에 물을 채워 급냉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아귀가 잘 잡히지 않는 3~10월에 수입되는 아귀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Y무역 (부산시서구남부민동) 관계자는 "캐나다.일본.대만산 냉동아귀는 녹이면 보통 1㎏ 정도 모자라나 중국산은 5㎏이상 차이 나기 일쑤" 라고 말했다.

수산업계는 중국산의 절반 이상이 물 먹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수입업자 중 일부는 중국 현지에 사무소를 두고 냉동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중국 수출업자들이 보내주는 물건을 받아 냉동상태로 도매업소에 공급, 음식점 업주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

요즘 국내 식당에 공급되는 중국산 냉동아귀 가격은 1㎏에 5천원으로 식당마다 상자당 2만~4만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식당측은 국산 아귀가 워낙 귀해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다.

강진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