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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현대 이적생 3총사 한국시리즈서 맹활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제패를 눈앞에 둔 현대호에는 '이적생 삼총사' 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

톱타자 전준호와 '포도대장' 박경완, 그리고 '한국판 스콧 브로셔스 (뉴욕 양키스)' 이명수. 이들 삼총사는 '준비된 에이스' 정민태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며 한국시리즈에서 귀중한 3승을 팀에 안겼다.

91년 롯데에 입단 후 93, 95년 도루왕에 오른 전은 지난해 시즌 개막 직전 현대로 트레이드됐다.

이적 첫해 트레이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2할4푼의 빈타에 그쳤던 전은 올시즌 특유의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이 살아나면서 타격 2위 (0.321)에 오르는 등 화려한 부활의 노래를 불렀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LG의 1, 4차전 선발 김용수를 상대로 4타수 2안타를 기록해 공격의 물꼬를 트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올시즌 쌍방울에서 9억원의 거금을 주고 데려온 박경완은 현대의 최대 약점이었던 안방을 든든히 지키며 몸값을 톡톡히 해냈다.

현대 선발 투수 5명이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것도 박의 노련한 뒷받침이 있어서 가능했다.

박은 한국시리즈 들어 정규시즌 때처럼 특유의 장거리포를 터뜨리진 못했으나 뛰어난 투수리드로 고비마다 상대타자들의 범타를 유도, LG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89년 OB에 입단한 이명수는 9년 동안 간판 2루수로 활약했으나 지난해 고질적인 허리 부상 때문에 방출이라는 쓰라림을 맛보았다.

그러나 끈끈한 프로근성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이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정규시즌 박경완과 함께 공포의 하위타선을 이뤄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한몫한 이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손목 부상이 재발했으나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4차전에서 승부의 키를 현대쪽으로 돌리는 큼직한 좌월 솔로홈런을 뿜어내 정민태 등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 후보로 떠올랐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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