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호 열차식당 음식 부실해 이용객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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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8일 오전11시쯤 서울발 부산행 새마을호 열차 식당칸. 김상규 (金尙奎.37.부산당감동.전기설비업) 씨는 7천원짜리 낙지볶음을 시켜놓고 절망했다.

말이 낙지볶음이지 낙지는 눈에 안 띄고 온통 당근과 양파로만 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젓가락으로 이러저리 뒤적여 봤으나 역시 낙지는 몇 덩이 안됐다.

지난달초 이 식당에서 낙지볶음을 시켰을 때와는 음식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럼에도 값은 종전 (낙지볶음정식) 과 같았다.

옆자리에서 낙지볶음을 시켜 먹던 회사원 李모 (42.과천시부림동) 씨는 "정작 중요한 낙지는 빠지고 푸성귀만 잔뜩 늘어놓았다" 며 분해했다.

金씨는 식당칸 조리장에 항의했다.

그러나 "기존 정식에서 도시락 스타일로 바꾸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는 궁색한 대답만 들어야 했다.

종전에 팔던 낙지볶음 정식은 반찬이 깍두기 등 2가지에 불과했지만 볶은 낙지의 양이 그런대로 많아 반응이 좋았다.

金씨는 다시는 열차식당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9천원짜리 쇠고기갈비살찜 도시락도 마찬가지. 기존 갈비살찜 정식보다 갈비살찜의 양이 훨씬 줄었다.

반찬만 8가지로 늘어났으나 반찬 양도 시원찮았다.

원가를 낮추기위해 눈가림식으로 메뉴를 개편한 것이다.

새마을호 열차 식당은 지난 1일부터 일부 메뉴를 '~정식' 에서 '~도시락' 으로 이름을 바꿔 팔고 있다.

이날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식당칸에서 파는 7천원 이상인 도시락과 객실에서 파는 5천5백원짜리 일반 도시락과 다를게 뭐냐" 는 불만도 나왔다.

식당 운영회사인 한화개발 관계자는 "매출이 지난해의 75%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부 정식 메뉴를 도시락형으로 바꿨다" 고 말했다.

부산 =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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