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하는 미국 영어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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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욱 대표(사진 왼쪽)가 송군 가족과 함께 집에서 하는 영어캠프 일정을 상의하고 있다.


송정일(10·귀인초 4)군은 동생 해린(7·귀인초 1)양과 함께 남은 여름방학 2주간 미국으로 영어캠프를 떠난다. 그런데 장소가 집이다. 엄마 김지영씨와 함께 하루 3시간씩 집을 미국으로 상상하고 생활하기로 한 것. 국내외 영어캠프를 다년간 주최한 캠프코리아 오재욱 대표가 상세일정을 짜줬다.

하루 2시간을 4등분해 생활영어·원어민대화 소화
오 대표는 “가정에서도 상황극(situation class)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해외영어캠프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접하는 실제 사례를 가정해 집에서 동일하게 연습해보는 것. 목표는 실제 해외에서 겪게 되는 일상 표현을 몸에 익히는 것으로 정한다. 그는 “공항 입출국이나 홈스테이 가정을 방문했을 때 바로 사용하는 영어표현,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아이에게 영어로 말하게 해보라”고 말했다.

영어캠프 기간은 약 2주, 하루 할당 시간은 2시간~3시간 정도가 적절하다. 생활영어·학습·스피킹·대화 등으로 상세목표를 정하면 시간표 짜기가 수월하다. 30분 가량 상황 영어를 배우고 나서 미국 현지의 초등교과과정을 디스커버리 채널 등을 활용해 공부하는 식이다. 자막없는 만화 비디오나 영화를 청취하며 들리는 대로 크게 소리내 따라해본 뒤 화상영어를 활용해 원어민과 대화하면 고액의 해외캠프 못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엄마는 한국어로 질문, 아이는 영어로 대답하게
어머니 김씨는 “막상 아이와 영어로 대화를 하고 싶어도 원어민만큼 발음과 실력이 따라주지 않아 망설이게 된다”고 걱정했다. 오 대표는 “영어를 말해야 하는 주체는 아이이기 때문에 엄마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관계없다”며 “엄마는 한국어로 질문하고, 아이가 영어로 답하게 해도 좋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아이에게 한국어로 ‘코뿔소를 묘사해 볼래?’라고 질문하면 아이가 1분간 영어로 코뿔소를 설명하는 식이다. 아이가 질문에 답변을 잘 하지 못할 때는 한국어로 답변하게 시킨 후 다시 영어로 말해보게 한다. 뜻이 맞는 엄마들끼리 품앗이를 통해 두 세명의 이웃아이들을 모아 함께 집에서 하는 캠프를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각자 역할을 분담해 각 집마다 요리하는 날, 미술하는 날 등을 맡아 준비한다. 실제 재료가 등장하고 인원이 늘어나면 아이들의 집중도도 더욱 높아진다.

주말에는 영어마을을 방문해 실제처럼 꾸며진 세트장에서 집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해도 좋다. 캠프 마지막 날에는 가족이 모여 아이를 앞에 세워두고 그동안 배운 다양한 표현을 하나씩 말하게 해본다. 오대표는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아이가 얼마나 많은 표현을 익혔는지 놀라게 될 것”이라며 “자기소개, 물건구매, 길찾기 등 기본적인 영어표현이 가능하면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상승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아이들은 해외에 나가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어표현의 70% 정도밖에 표현하지 못한다”며 “하루30분씩이라도 직접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와 숙어를 사용해 말하다보면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 이지은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 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Tip집에서 하는 해외영어캠프, 이렇게 해보세요.
① 기간은 약 2주, 일일 2시간으로 잡으세요.
② 목표는 아이가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생활영어를 표현하는데 두세요.
③ 2시간을 4등분해 30분씩 알차게 활용하세요.(예) situation class(생활표현)→디스커버리 채널(학습)→시청각자료 활용(듣기·말하기)→화상영어(원어민과 대화)
④ 주말에는 주중에 배운 영어표현을 활용할 장소를 방문해 보세요.
⑤ 마지막 날에는 온가족 앞에서 아이의 발표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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