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더작고 편리하게 끊임없는 진일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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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0년 전만 하더라도 컴퓨터를 가방에 넣고 다니는 것은 영화 속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노트북컴퓨터를 이용해 각종 자료를 검색하고 사업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노트북컴퓨터조차 거추장스러워졌다.

은근히 어깨를 조여오는 무게, 언제 방전돼 버릴지 모르는 배터리. 기존 컴퓨터와 똑같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조작을 할 수 있는 복잡함. 가격도 2백만원대에 이르고 있어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더 간편한 제품을 꿈꾼다.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작고 가벼운 컴퓨터는 없을까. TV처럼 켜자마자 작동해야 하고 값은 쌀수록 좋다. 최근 들어 이같은 상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휴대용 정보비서 PDA (Personal Digital Assistance)가 바로 그것. PDA는 복잡하지 않아 초보자들도 금세 익숙해진다. 전자수첩만한 크기지만 컴퓨터만큼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버튼 하나로 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키보드를 쓰지 않고 액정 위에 원하는 명령어를 쓰면 알아보고 작동 (필기인식) 하는 제품도 있다. 간단한 메모나 일정.주소록 관리는 물론 고객.재고.판매관리 등 업무처리에 효율적이다.

무엇보다도 언제든지 통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PCS폰과 연결해 무선데이터통신을 이용하면 전자우편을 확인하거나 홈페이지를 검색할 수 있다. 걸어다니면서 소설.신문을 읽고 팩스를 보내거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도 있다.

현재 PDA의 대표 주자는 쓰리콤 (3com) 의 '팜파일럿' 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팜사이즈PC' .93년 미국 애플사가 최초의 PDA '뉴튼' 을 선보였지만 값 (7백~1천달러) 이 너무 비싸 대중화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96년 3백달러에 불과한 '팜파일럿' 이 등장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세계에서 2백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진 팜파일럿은 국내에서도 한때 붐을 일으키는 듯 했으나 환율 인상으로 값이 50만원대에 이르자 주춤해졌다.

하지만 국내 한 벤처기업이 최근 19만원대에 불과한 PDA를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제이텔이 11월부터 정식으로 출시할 '셀빅 (CellVic)' 은 세계 최소형으로 76㎜×115㎜×15.7㎜ 크기에 무게도 1백40g에 불과하다.

80시간 연속사용 및 적외선 통신기능 등 성능도 '팜파일럿' 못지않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한글 필기인식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윈도CE 운영체제 (OS) 를 채택한 '모빌리안Ⅱ' 를 지난 8월 내놓았다.

윈도와 자료를 교환할 수 있고 모뎀을 내장하고 있으나 70만원대의 비싼 가격이 문제. 삼성전자도 윈도CE를 채택한 손바닥 크기의 '센스팜' 을 개발, 해외에서 판매중이다.

한글화 작업이 끝나는 내년초에는 국내에도 출시할 예정. 가격은 5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국내업체들이 잇따라 PDA를 내놓으면서 관련 서비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쌍방향 문자휴대통신' 도 PDA가 있기에 가능했다.

에어미디어는 담배갑 크기의 '글로톡' 을 이용해 문자메시지를 교환하고 증권.뉴스 등 각종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통신서비스를 지난달 시작했다.

PC통신.인터넷을 통한 전자우편의 송수신, 팩스.호출 기능도 갖추고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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