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낙찰 루머따라 주가 '널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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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기아.아시아차 3차 입찰 전망을 둘러싸고 온갖 루머가 퍼지면서 관련기업의 주가는 물론 증시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전 한때 대우가 최저가의 부채탕감액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대우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내 대조를 보였다.

이는 국내 기업이 기아차를 인수할 경우 ▶부실 기업 인수로 인한 해당기업의 재무구조 악화▶국제신인도 하락 등을 우려하는 증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증권가에는 이날 오전 '대우가 다른 업체에 비해 2조원 이상 적은 5조원의 부채탕감액을 제시했다' 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자들도 대우 등 국내기업이 기아차를 인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 주식을 대량 처분하고 나섰다.

그러나 오후 들어 포드사의 낙찰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설이 퍼지면서 증시분위기도 일변했다.

증시 주변에는 기아차가 포드에 단독으로 낙찰되지 않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대주주로 기아차의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이에 따라 대우계열 그룹사의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섰고 외국인투자자들도 '사자' 에 나서면서 떨어지던 전체 주가도 장 후반 극적으로 반등했다.

여기에는 국내업체보다 포드가 기아차를 인수하는 것이 증시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란 증시분위기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대우.현대.포드 등 4개 입찰업체의 부채탕감액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등 입찰관련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으나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한편 1차입찰 때부터 기아차 입찰을 둘러싼 루머는 증시의 주요 재료로 등장, 2차입찰 당시에는 삼성그룹이 기아차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삼성자동차의 최대 출자회사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2차입찰일 직전인 지난달 23일까지 10여일간 1만4천8백원이나 하락하기도 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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